“직접 찍은 ‘자연의 美’ 옷에 담았죠”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베케이’ 기능성 뺀 대신 디자인 업, 가격은 다운

2016-06-19     이원형 기자

#1 초록을 머금은 나뭇가지 위에 티셔츠가 나부끼고 있다. #2 해수면과 맞닿은 구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티셔츠 위엔 ‘STAY FRE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3 어둠 속을 밝히는 그들의 캠핑 램프 아래 ‘베케이’ 티셔츠가 걸려있다.

데일리 아웃도어 ‘베케이(VACAY)’는 제품을 사진으로 말한다. 런칭한지 1년도 채 안됐지만 벌써 룩북이 9개다. 30살, 야무진 열정으로 브랜드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유훈 대표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직접 찍은 여행 사진을 룩북으로 제작하기 때문이다. 그가 직접 다니면서 느끼는 사진이 브랜드를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사진을 전공하지도, 패션을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패션에 관한 일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달려든 유 대표의 지난날들이 탄탄한 기본기가 되었다.

유 대표는 “호주에서 2년 정도 살다 왔던 적이 있다. 그 때 한국에서 못 느꼈던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모두 느끼고 왔다”며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데일리 아웃도어룩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 대표는 주말이면 백패킹과 등산, 스케이트보드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느라 바쁘다. 자연에서 받은 영감이 최고의 패션 공부라는 게 그의 이론이다.

그는 “불필요한 기능에 가격만 비싼 국내 아웃도어 제품을 보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광고를 보면 유명 남자배우가 거침없이 히말라야를 올라가는 데 히말라야 올라가려고 아웃도어 제품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젊은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아웃도어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강해졌다. 기능을 뺀 만큼 디자인을 살렸다. 가격도 전혀 부담 없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브랜드의 모든 일을 총괄한다. 전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친구들과 함께 한 일상을 룩북으로 만든다. 제 손을 거쳐야만 성미가 풀리는 성격도 한몫했다. 그래서인지 ‘베케이’는 유 대표를 많이 닮았다. 군더더기 없는 성격처럼 디자인 자체가 과하지 않다. 단순히 제품으로만 소비자에게 다가가지 않고 그들에게 직접 말을 건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예술 작품 처럼 남겨지고 싶다.

그와 함께 하는 든든한 동업자 정윤민 대표는 배송과 제작, CS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향후 브랜드만의 크루를 만들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는 계획에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얼마전부터 온라인 편집샵 더블유컨셉에 본격적인 전개를 시작했다. 무조건적인 확장보단 자연친화적인 감성에 맞는 유통망을 선택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제품 전면에 프린트 된 나염 패치 소재는 독특한 감촉을 자랑한다. 직접 만져보면 ‘어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이 먼저 튀어나온다. 엄마 살결을 만지는 듯 보드라운 소재에 프린트 된 감각적인 사진과 슬로건이 ‘베케이’만의 독특함이기도 하다.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 안다고 말할 수 없듯이 세계 곳곳의 자연경관을 둘러보며 그 안에서 느낀 감성을 옷에 담아내는 ‘베케이’. 그들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궁금해졌다.

“가을 부터는 토탈 브랜드로서 본격적인 브랜딩을 시작할 겁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제품도 만들어 가고 싶어요. 멋있는 옷보단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옷을 만들거에요. 캐주얼, 아웃도어, 스트릿 어디에도 국한되지 않고 저희만의 독자노선을 걸어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