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메르스 여파로 긴 진통을 이어가고 있다. 천재지변이라 어쩔수 없다며 답답한 가슴만 억누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런 위기상황일 수록 훗날을 철저히 대비하며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힘들다고 힘든 것만, 좋다고 좋은 것만 생각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아웃도어는 매년 고공성장을 하며 끝간데 없이 상승 곡선만 그려왔다. 패션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성장적인 성장을 거듭했지만 그만큼 빠지는 속도도 무서울 정도다. 신규 브랜드 런칭 준비 중인 한 브랜드 대표는 외부 마케팅 컨설팅을 받으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아웃도어라는 말을 음식, 용품, 자동차, 심지어 아파트에 까지 갖다 붙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붙이는 게 독이 된다고 말하더라.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아무리 트렌드가 급변하고 대한민국이 냄비근성이 있다지만 정말 혼란스러울 정도다.”아웃도어 업계가 지금 당장 매출이 없어 역시즌 판매가 한창이다. 겨울 다운 역시즌 세일을 최고 70%까지 진행하고 있다. 현재가 너무 힘들어 곧 다가올 본 시즌까지 생각하지 못한다. 지금 역시즌 판매는 곧 돌아올 본 시즌에 독이 되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하다. 또 다른 사례로 잘 나가는 골프 브랜드는 지금 당장만 보고 물량을 대거 질렀다. 소재나 디자인을 조금만 다르게 해 아울렛 판매 제품을 별도로 기획했다. 지금 백화점에서 고객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고객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그렇지만 그런 브랜드는 조금만 지나도 소비자가 바로 알아본다. 아울렛에서 저렴하게 사는 줄 알고 샀지만 실상 다른 제품인 것을 알게 되고 매장을 찾아와 반품을 요구한다. 그리고는 그 브랜드와 업체에 대해 신뢰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역시즌에 다운을 70%구매한 사람은 본 시즌에 제값을 다주고 옷을 사지 않을 것이고 아울렛에서 다른 제품인지 모르고 산 사람도 그 브랜드 매장을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혼란스럽고 힘든 상황에서 그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신뢰를 주는 브랜드가 진정한 롱런선수가 될 것이다. 급할 때 일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비로소 이해가 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