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니아가 찾는 ‘말로야’ “유럽 유명 아웃도어 다 있어요”
루고컴퍼니, 압구정에 첫 자체매장
2016-06-30 이원형 기자
5년차 패션 기업 루고컴퍼니의 김도훈 대표는 가족이 많다. 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루고컴퍼니를 풍성하게 채우고 있는 브랜드가 많다는 뜻이다. 루고컴퍼니의 첫 자체 샵이기도 한 압구정 매장에 가면 이 곳이 과연 아웃도어 편집샵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만큼 감각적이다. 독일 아웃도어 캐주얼 브랜드 말로야(maloja), 독일 백팩 브랜드 에복(evoc), 미국 물통 브랜드 미주(mizu), 노르웨이 가방 브랜드 두시백(douchebags), 고글 럭셔리 브랜드 유니크(yniq)까지 국내에선 보기 힘든 일명 ‘희귀템’들이 가득하다. 자전거, 스노보드 등 사계절 내내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이라면 ‘루고컴퍼니’는 꼭 알아야 하고 가야만 하는 성지다.
김 대표는 “알파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출신이기도 한 동생과 함께 그저 스포츠가 좋아 시작했던 사업이었다”며 “현재 10명의 직원들이 뭉쳐 일을 해나가고 있는데 모두가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에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한 데 모은 ‘루고컴퍼니’. 그 중에서도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말로야’는 애정이 각별하다. 한정된 계절에만 이용할 수 있는 타 브랜드와는 달리 ‘말로야’는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패션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자전거와 수영복, 러닝, 하이킹을 겨울엔 스키, 스노보드복까지 판매된다. 캐주얼 라인도 구비돼 있어 기능성과 감성적인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말로야 옷은 무조건 입으면 사는 마법의 옷으로 통한다. “말로야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틀 밤 낮을 새도 모잘라요. 그만큼 많은 이야기와 따뜻함이 숨쉬는 브랜드거든요. 누구보다 ‘말로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해요”김 대표가 말로야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알게 된 이유는 따로 있다. 독일 본사에 러브콜을 보낸 숱한 국내 대기업을 물리치고 아시아의 이름 모를 두 형제에게 맡기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 몇번의 미팅과 수많은 대화를 통해 독일 본사 직원 모두가 두 형제의 말로야 사랑을 인정했다. 본사 대표는 “너희 만큼 말로야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할 정도였다. 김 대표는 “말로야는 브랜드를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돈만 좆는 브랜드가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확장은 본사에서 절대 안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에서 말로야 플래그십 스토어를 전개하고 있는 곳은 뮌헨과 우리 뿐이다”고 말했다. 말로야 제품 가격은 1만원 대의 저렴한 액세서리부터 90만원 대 제품까지 폭이 넓다. 라인이 많지만 기본적인 퀄리티가 꾸준히 유지된다. 작년 겨울부터는 키즈라인도 출시 됐다. 3대가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룩으로 구입하기 좋다. 매년 전 세계 국가 혹은 지방을 선택해서 그에 맞는 테마로 디자인을 해 나가는 점도 독특하다. 이 때문에 매년 다른 브랜드의 제품 컬렉션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에복’은 이미 유럽인들 사이에선 알만한 제품. 간편한 바이크 백팩부터 여행 캐리어까지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했다. 1년에 5~6번 정도 유럽으로 출장을 가는 김 대표는 세계 최대 스포츠 아웃도어 박람회 ‘이스포’와 유럽 현지에서 보고 체험하며 느낀 브랜드들을 한국으로 가져왔다. 한 발 앞선 안목 덕분에 한국에서 ‘미주’ 판매량이 세계2위에 올랐다. 오래된 전통보다는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포츠 용품이 뭘까라는 생각에 눈과 귀를 열어놓고 다닌 게 득이됐다. 덕분에 루고컴퍼니의 오프라인 샵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꾸준히 찾아온다. 한국인 스포츠 특성에 맞지 않아 수입하고 있지 않은 제품도 왜 안들어오냐고 물어볼 정도로 수준 높은 실력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다. 김 대표는 “전 제품이 기존에 있던 아웃도어와는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다”며 “특별한 홍보보다는 스포츠를 즐기고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고객들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꿈을 이루려다보니 늘 바쁘게만 사는 것 같다는 김 대표. 그의 직원 사랑은 각별하다. 마음 고생 많이 했다는 직원들을 위해 오랫동안 남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 거래중인 편집 매장 300곳을 모두 제 집같이 드나들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더 좋은 브랜드와 제품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려 한다. “말로야나 에복 본사 직원들은 자체적으로 크로스컨트리나 자전거 투어를 하는 날을 만들어 모두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요. 저희도 언젠가 전 직원이 함께 놀 수 있는 스포츠 데이를 만들고 싶어요. 느리더라도 뜻 깊은 행진을 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브랜드에 어울리는 홍보 전략과 시장 안착으로 이야기가 있는 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