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날 ‘서울컬렉션’…가야 할 길은?
정 감독, 서울패션위크 참가비 인상·자격요건 강화
디자이너연합회, ‘수용불가, 참가거부’ 맞불 대공세
“반대 위한 반대는 금물! 발전위한 절충 노력해야”
2016-06-30 이영희 기자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발전과 상생을 위한 절충안과 소통이 절실하다.”
오는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DDP에서 개최될 2016S/S서울패션위크의 ‘참가기준 변경과 참가비 인상안’이 발표된 가운데 (사)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회장 이상봉, 이하 CFDK)가 부당함을 토로하며 ‘참가거부’의사(6월 29일 현재)를 밝혔다.
지난달 26일 저녁 6시 CFDK는 임원진 및 4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모인 가운데 공청회를 했으며 그 결과 ‘수용불가’의 뜻이 모아짐에 따라 6월 30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6S/S 서울패션위크 참가거부’ 의사와 입장을 표명했다.서울컬렉션의 종전 참가비는 1000석 규모 400만원, 700석 규모는 250만원이었으나 이번부터는 각각 1000만원과 700만원으로 인상된다. 참가자격도 변경돼 ‘디자이너가 사업자의 대표이거나 공동대표’여야 하고 ‘자가매장 보유필수’로 한층 까다로워졌다. 정구호 총괄 감독은 “서울패션위크가 ‘시민축제’가 아닌 ‘비즈니스 기반’을 갖고 글로벌경쟁력과 자생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의무를 해야 하며 이는 뉴욕패션위크의 3만5000달러~6만달러에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패션위크가 전세계 프레스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페셔널한 행사인 만큼 이 정도의 참가비를 낼 수 있는 수준의 비즈니스 기반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CFDK의 공청회에 참가한 회원들은 “정구호 총감독이 디자이너출신이고 처음 시작할 때 신진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알면서 이 같은 규정을 수립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참가자격 역시 신진디자이너들이 갖추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기자와 개별 인터뷰를 한 정구호 총감독은 “서울패션위크가 국가가 주인이 돼 운영하는 상태에서는 독립적인 디자이너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참가비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참가비 인상과 함께 기업스폰서를 유치해 경비를 충당하고 해외유명 바이어와 프레스를 초청하고 디자이너들의 상담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기업에 소속됐거나 외형이 큰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표 및 디자이너가 기존 디자이너들과 같은 지원을 받으며 패션쇼를 하는 경우 형평에 어긋나기 때문에 오프쇼나 개별쇼를 독려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서라도 참가자격을 조정해야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신 외부쇼나 인하우스, 오프쇼 등을 할 경우 서울패션위크 스케줄로 묶어 홍보 및 지원을 할 계획이다. 정구호 총감독은 “쇼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안될 경우 내년부터는 트레이드쇼를 활성화시켜 참여하도록 적극 유도할 것”임을 언급했다.CFDK의 신진들은 “그 정도의 지불능력도 안되면 쇼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닌가! 신진을 육성한다고 하면서 정작 제대로 형편을 이해 못하는 태도”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그동안 ‘공동주관’을 철회한 사례와 일방적 공지 등을 예로 들어 일방통행식 추진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단체행사를 불사할 태세다.이처럼 팽팽한 긴장감 속에 한 중견디자이너는 “정구호 총감독도 CFDK도 서로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며 “정구호 감독의 방향이 설득력이 있지만 완충작용을 할 방안 제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 유명 기성디자이너 역시 “방향은 정구호 감독에 동의하지만 여러해동안 경제사정이 좋지않았고 메르스 등 여파로 6월 한달간 어려움이 극심한 상황에서 분위기상 당장 참가비인상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 원로들은 “원칙이 옳다고 하더라도 상생을 위해 선배들의 완충역할속에 상호 절충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