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변화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2016-07-07     김동률 기자

얼마 전 신문에서 한 외국계 주류유통회사 한국법인 대표가 기자 간담회에서 ‘탈(脫) 위스키’ 전략을 선언했다는 기사를 봤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회사는 국내 위스키 유통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회사였다.

위스키로 국내에서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가 정작 ‘탈(脫) 위스키’를 선언하다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유인 즉 내부 조사 결과 국내 주류시장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순한 술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음주 문화가 급변함에 따라 위스키 시장의 축소가 불가피 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2018년까지 종합 수입 주류 1위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기존 위스키와 더불어 낮은 도수의 새로운 위스키를 선보이고 맥주와 보드카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능동적으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사례다.섬유·패션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의류시장은 2010년을 전후로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SPA 브랜드가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SPA 브랜드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빠른 신상품 출시다. 비단 완성 의류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섬유업계 역시 급변하는 흐름을 파악하고 얼만큼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얼마 전 만났던 한 원단업체 사장은 “만들어 놓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지금은 다품종 소량생산은 기본이고 빠르게 변하는 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했다. 패스트 패션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는 지금 손바닥만한 크기의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업계에선 시대의 변화에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정작 그 변화에 뛰어들어 행동으로 옮기는 기업들은 얼마나 될까? 여러 이유로 변화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변화를 두려워 하며 기존 방식을 고수 아닌 고수 하고 있지는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