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터치 ]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지재원 운영위원장 - 참가 혹은 불참, 어떤 선택해도 “한국 디자이너들의 자존감 해치지 말길…”
7월6일 서울컬렉션 참가신청 마감 앞두고
2016-07-07 편집부
지난 6월 30일 연합회의 ‘참가거부’ 기자회견후 어느 일간지 기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신청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연합회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고 물었다. 연합회는 그에 대한 조치를 따로 강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서울패션위크가 참가하면 안될, 그런 나쁜 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패션위크는 패션계의 중지를 모아 발전시켜야 할 매우 중요한 행사다. 다만 이번엔 그 어느때보다 참가기준에 변화가 많았음에도 사전에 공개적인 의견수렴 또는 설명회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패션위크는 디자이너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패션행사다. 총 감독없이 서울시 또는 산하기관이 운영할 땐 사전 의견수렴을 통해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왔다. 그러나 총감독제가 처음 도입된 이번엔 사전 의견수렴 또는 설명회가 없었다. 그러나 신청마감 당일(7월 1일), 갑자기 마감을 7월6일로 늦추고 7월3일 간담회를 갖고 설명하겠다고 했다.이 자리에서 정구호 총감독은 “디자이너가 사업체의 대표가 아니더라도 가족관계 또는 경영참여 관계 등을 증빙하면 참가자격을 주겠다”는 등의 몇가지 견해를 밝혔으나 최종 결론은 “이번에 공지된 사항들은 바뀌지 않는다”고 하여 총 감독의 개인적 견해 피력에 그쳤다.이번 사태의 또 다른 본질은 총감독의 권한을 ‘천부의 권한’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정 총감독은 파리 컬렉션에서 누가 참가기준을 문제 삼느냐는 이야기도 했는데, 파리 컬렉션의 참가기준은 수십년동안 디자이너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쌓여온 결과다.디디에 그랑박의 권위 또한 프랑스정부나 파리시가 준것이 아니라 수십년간 참가해 온 디자이너들이 자발적으로 부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 총감독은 설명회자리에서 “실제로 일한 지 4주 정도 됐다”고 했다. 즉 ‘혜성같이’ 나타난 존재인 것이다. 그렇지만 “나랏돈(서울시 예산)을 쓰면 규제받는 건 당연하고, 총감독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면 불참하면 된다”고 했다.서울패션위크가 신임 총감독의 “나를 따르라”에 순응하는 디자이너들만 참가하는, 그런 행사가 돼 버렸다. 그 동안 공무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지휘해 온 서울 패션위크가 패션디자이너이자 문화기획자로 알려진 정구호씨가 총감독을 맡음으로써 많은 디자이너들이 기대감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총감독에게 대한민국 디자이너들이 최고의 권위를 갖게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작도 하기전에 ‘참가거부’ 기자회견이 열린것은 슬픈일이다.마감을 연장한 오늘(6일현재) 이순간까지, 많은 디자이너들이 참가와 불참여부로 고민하는 것도 슬픈일이 아닐 수 없다. 주최측에도, 참가 혹은 불참 디자이너들 모두에게 바란다. 어떤 판단과 결정과 선택도 ‘한국패션디자이너들의 자존감’을 해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글은 지재원 운영위원장이 SNS를 통해 신청마감날인 지난 6일 발표한 글이며 본지의 편집의도 혹은 방향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