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이제 ‘입고 싶은’ 유니폼 만들자
2016-07-10 이영희 기자
광주 유니버시아드의 피켓요원들이 150개국에서 온 대표 선수단을 이끌고 경기장으로 들어온다. 피켓요원들은 개막식과 폐막식에 가장 시선을 집중시키는 대상이며 그들이 입은 유니폼은 행사의 성격과 주최국의 패션수준을 대변한다. 이번 개막식의 피켓요원 의상은 박항치 디자이너(의상 총감독)가 디자인했다.
한국적 이미지를 잘 표현하되 글로벌한 감각으로 세련미를 부여해야 하고 빛고을 광주의 아름다움도 나타내야한다는 대전제가 바탕이 됐다. 피켓요원의상은 흰색바탕에 태극의 건곤감리 팔괘가 포인트로 나타내어졌다. 뒷 모습은 한국의 전통 당의와 서양의 연미복 라인을 실현해 예를 갖추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젊은 층들의 기호를 고려해 컨버스 소재로 앞이 트이고 굽이 있는 슈즈를 매치했다. 빛고을 광주의 찬란한 무지개 빛은 앰블럼을 이마 장식에 부착해 액센트를 줬다.한국의 전통미가 은근히 드러나면서도 세련되고 간결하면서 캐주얼한 젊은 멋이 느껴졌다. 내공이 깊은 디자이너의 역량이란 바로 이런 것에서 느낄 수 가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경주문화엑스포 사무실 내 대회의실에서 ‘실크로드 경주2015’ 개최를 앞둔 ‘도우미 근무복 디자인선정을 위한 자문회의’가 열렸다. 천년고도의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간직한 경주의 이미지와 ‘실크로드 경주 2015’의 정체성을 가미한 실용적 의상에 디자인 초점을 뒀다. 실크로드경주 2015에 근무복 디자인은 곽현주 디자이너가 맡았으며 3가지 테마 아래 간결하고 세련된 6가지 스타일을 제안했다. 이 근무복은 외국관광객과 관계자는 물론 국내외 VIP와 관람객들이 몰려오는 문화엑스포에서 대한민국과 천년고도 경주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책임져야 한다.국가적 행사 유니폼은 바로 국격 대변
광주 유니버시아드, 경주문화엑스포 등
한국적 이미지 높은 패션수준 전파앞장
K패션은 국제적 기준 충족시킨다
예산편성, 인식면에서 중요도 부여해야
사실 전통미를 구현하면서도 글로벌한 시각에서 소위 ‘촌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현대적이고 실용적이기까지 해야 한다는 기준은 디자이너로서도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 뿐만 아니라 행사기간 중 더위와 추위, 우기 등 일기변화를 고려해 소재선택에서부터 스카프, 모자, 스타킹, 슈즈까지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야 하니 기존 의상보다 신중한 고민을 해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단체복, 근무복 등으로 불리워주는 유니폼은 단순히 같은 일을 하는 종사자들의 결속력을 다지고 일관된 이미지를 주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종사하는 업종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의상이며 최근 전문분야로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특히 세계적인 행사의 경우 한 국가를 대표하는 이미지이니 그 중요성을 간단히 표현하기는 어렵다. 전통성을 너무 고집하다 보면 마치 개량한복이나 한정식집 종사자 같은 이미지를 줄 수도 있고 심사과정에서 전문가가 아닌 관계자들의 의사표현이 과해지면 당초 취지와 전문성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디자이너는 눈에 보여지는 것보다 입어서 더욱 아름다운 실루엣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디자이너는 이미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K패션의 이끌고 있기 때문에 그 표현또한 국제적 기준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이날 참석한 장광효 디자이너는 “방향성만 지시해 주고 디자이너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것이 자문위원들이 도움을 주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한국의 유명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분야의 유니폼을 디자인하고 있다. 근무환경을 밝게 하고 자긍심을 느끼며 활동성과 패션성을 더해 ‘입고 싶은’ 미학의 유니폼들을 선보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 인식면에서 그 중요도에 대한 감지력이 부족하고 대형행사의 경우 ‘얼굴’격인 유니폼에 대한 예산편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로 받아들여진다. 이 가운데 디자이너들과 유니폼관련 종사자들이 ‘공익’차원에서 ‘봉사’개념으로 참가하는 경우도 종종 보여진다. 다양한 패션산업분야가 있지만 단체복, 근무복으로 불리워지는 유니폼 패션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문분야로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