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이너웨어 미래가 불투명하다?

2016-07-17     김예지 기자

패션 트렌드는 시시각각 바뀐다. 패션 업계는 빠르고 다변화 하는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다. 두 시즌 전부터 상품 기획, 디자인, 생산까지 준비하며 업계 관계자들은 밤낮을 뛰어다니며 일한다. 조금만 뒤처져도 도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너웨어 업계는 이런 흐름에 조금은 동 떨어져 있는 것 같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너웨어 수요는 꾸준했고 옷 안에 입는 웨어로 디자인보다 기능성만 강화했다. 소비자들도 속옷은 옷을 벗지 않는 이상 보여줄 일이 없어 편안하면 그만이었다. 파운데이션 개념만 강하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다. 란제리 개념이 강해지면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너웨어의 카테고리가 세분화된 것이다. 패션성이 강한 수입 란제리들이 들어오면서 내셔널 브랜드는 뒤쳐지기 시작했다. ‘엄마들이 입는 속옷’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1020세대들은 찾지 않으며 고객과 함께 브랜드도 늙어가고 있다. 업계 판매 관계자들은 시장을 이끌어갈 혁신적인 브랜딩과 디자인을 갖춘 영한 브랜드를 원한다. 국내 업계의 보수적인 성향 탓인지 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 백화점, 홈쇼핑, 온라인들은 MD 방향을 미국, 유럽 수입 브랜드 유치 확대로 나아가고 있다.

홈쇼핑 이너웨어 MD는 “현재 시장에서 ‘비비안’, ‘비너스’의 브랜드 로고만 떼면 어느 회사의 속옷인지 알지 못할 만큼 디자인과 퀄리티가 비슷하다. 컨셉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며 “30년씩 다닌 사람들이 임원 자리에 있으니 시장을 읽을 줄 모른다. 그저 잘 만들기만 할 뿐이다”고 말했다.
국내 이너웨어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은 있지만 간판 브랜드는 없다. 시장은 신규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 유입으로 곧 포화상태에 이른다.

내셔널 브랜드의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면 국내 이너웨어 업계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기업의 뚝심을 지키는 것은 나무랄 일 아니지만 현재 소비자가 원하는 것, 사고 싶은 것을 생각해야하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