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2016-07-17 정기창 기자
수출·내수 간판급 주자들…인사 실패로 실적 악화
문제는 항상 내부에 있는 것
어려울 때 최고경영자에 대한 평가 극명히 드러나
다양한 인재, 적재적소 배치하는 조직관리 필요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 불어 넣어야
“(임원이나 계열사 회의 때) 숱하게 건의됐다. 그러나 최종 의사 결정은 오너가 하는 법. 아마도 귀담아 듣지 않는 것 같다. 일부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제의 원인을 아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는게 아쉽다.”기업의 오너는 여러 방면에서 들어오는 각종 정보를 취합해 실질적인 경영적 판단을 내리는 자리다. 어느 정보를 신뢰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할지는 전적으로 최고경영자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내외부에서 들끓는 혁신과 변화의 요구가 묵살된다면 옳은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두 회사는 특히 올들어 대내외적인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인사와 조직관리의 실패가 적자와 흑자의 경계선상에서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나드는 경영난을 촉발시킨 셈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런 곳에서 유독 자주 들리는 표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이다. 기실,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정말 최선을 다한 사람이 이런 말을 쓰는 경우는 그리 자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자기 위안과 방어 또는 합리화를 위한 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대부분 사람의 능력은 항상 오차범위 내에 있다. 사람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천장과 바닥은 개인마다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다. ‘온 힘과 정성을 다해’ 이 범위를 넘어서는 사람만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은 간혹 ‘천재’로 불리기도 한다. 천재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어렸을적 소위 ‘IQ’라고 하는 숫자로 범재와 천재를 나누던, 성적과 통계로 서열을 짓던 한국사회의 인식착오에 다름 아니다.회사는 다양한 소양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곳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천재이거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일 수 없다. 다만, 서로 상이한 능력을 가진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조화로운 조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조직관리가 돼야 한다.경기가 어려울수록 이런 조직관리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자기 반성이 아닌, 이래서 어렵고 저래서 어렵다는 외부 요인을 탓할 변명거리가 많기 때문에 최고경영자는 자칫 내부 단속에 소홀해 지기 쉽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최선에 대한 평가는 이런때 판가름 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