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브랜드, 앞다퉈 ‘깃발 꽂기’ 경쟁
中시장 안착 ‘NBA·베이직하우스’ 잇는다
‘K-패션’, ‘K-뷰티’, ‘K-팝’까지 태극기 마크를 단 다양한 산업이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서 유럽까지 공략할만큼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그 첫번째 토대가 된 곳은 뭐니뭐니해도 거대한 기회의 땅 ‘중국’이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인구만큼 민족성으로 똘똘 뭉친 나라다. 자존심도 강하고 고집도 세서 멋 모르고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퇴출당한 사례도 많다. 거대한 회오리 같은 격변의 중국 패션 시장은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역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2014년 12월 말 기준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에 투자한 섬유 의류산업은 투자건수 6016건, 투자금액 25억2400만불을 기록했다. 그 중 의류산업은 13.5%의 비중을 차지할만큼 섬유보다 강세를 띄고 있다. 한국 패션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80년대부터 개방정책 및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증한 중국은 다른 나라보다 안정적인 기업활동 기반이 잡혀 있는 곳이다. 또한 중국 섬유의류업체 80%는 중저가 제품을 생산한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 비해서 신제품 기술력과 개발력도 낮다. 브랜드력이 낮고 트렌드를 잡아내는 제품을 제대로 생산해내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중국 브랜드의 이러한 약점을 잡을 수 있는 대체재로 부상한 것이 바로 한국 브랜드다. 국내 브랜드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개방과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누구보다 빠르다. 더 좋은 퀄리티와 디자인이 무엇인지 개발하려는 인재들도 많다. 작은 브랜드를 큰 브랜드로 커나가게 하는 수완을 지닌 기업들 또한 많다. 이랜드와 보끄레머천다이징, 베이직하우스, 더휴컴퍼니 등은 국내에서 가지고 있는 제조 노하우와 중국인들을 공략할만한 아이템을 전면에 내세워 빠른 속도로 유통을 확장시켰다. 그 결과 이랜드의 티니위니는 명품관에 들어가 있을 만큼 수준 높은 대접까지 받고 있다. 베이직하우스는 2005년 중국에 첫 런칭해 마인드브릿지, 쥬시쥬디 등 브랜드수를 늘려나가며 중국 전역 15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한국 패션 시장이 저성장 기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점, 백화점의 집객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 글로벌 SPA브랜드가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보면 국내 패션 브랜드가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단기간의 전략과 방책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현지에서 직접 발로 뛴 경험이 없다면 실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한다. 아무리 예쁜 옷이라도 제대로 된 전략이 없다면 반짝 인기를 벗어나지 못할 테니 말이다.
■엠케이트렌드 NBA
NBA의 중국 인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 내 운영 중인 매장에서 나오는 월평균 매출이 5000만원에 근접한다. 매장 확대 속도도 빠르다. 중국에 첫 진출한 2014년 6월만 해도 매장은 17개였다. 이후 1년만에21개 매장을 신규 개설해 벌써 전체 점포수가 38개다. 연말까지 속도를 높여 총 80개 매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베이직하우스 성공 신화
전체 매출의 74%가 중국에서 발생할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더베이직하우스(대표 우종완)는 모든 패션 브랜드들이 닮고 싶어할만큼 똑똑한 브랜딩의 1인자다. 2005년 2개 브랜드로 시작했던 매장은 9개 브랜드로 확대돼 1500여개 매장에서 전개되고 있다. 베이직하우스가 중국 사업에 완전히 안착됐다고 볼 수 있는 건 2010년 이후 중국 부문 매출액이 두 자릿수 이상 꾸준히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중국 오프라인 패션 시장 성장률이 큰폭으로 떨어진 것과는 반대로 영업 이익률을 9~18% 수준에 유지해왔다는 것은 대단히 기록적인 수치다.
LF ‘헤지스’ 철저한 프리미엄 전략 구사
‘헤지스‘는 2007년 말 중국에 진출한 이래 매해 100%이상의 매출신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200여개 매장을 확보,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중 가장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 이 같은 성공배경은 바로 프리미엄 전략이 있었다. 기존에 진출했던 많은 한국의 브랜드들이 중저가 전략을 택한 것과는 달리, 출시 때부터 제품 가격및 디자인과 소재의 질을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헤지스키즈’ 중국 기업과 제휴
‘헤지스’는 올해 6월 중국 굴지의 아동복 전문기업, 지아만사와 ‘헤지스키즈’에 관한 중국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연간 30%씩 성장하는 24조원 규모 중국 아동복 시장에도 진출했다. ‘헤지스키즈’를 중국에서 선보일 지아만사는 1992년 북경에서 설립된 아동복 전문기업으로 자체 아동복 브랜드인 ‘수에(Souhait)’는 물론 ’휴고보스 키즈‘ ’아르마니 주니어‘를 비롯한 10여개가 넘는 고급 수입아동복을 전개하는 회사이다.
중국거점, 아시아 마켓 확대
‘헤지스’는 지난 2013년 국내 패션브랜드 중 최초로 대만과 태국시장에 진출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 대만 내 ‘헤지스’ 브랜드를 독점 전개하는 대만 최대의 패션기업 ‘먼신 가먼트’ 그룹을 통해 2013년 4월 타이페이에 위치한 대만 최대규모 백화점, 퍼시픽 소고의 본점인 충효(Chung-H냐매)점에 ‘헤지스’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헤지스’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만시장에서도 철저히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개하는 모든 제품을 한국에서 수출, 디자인과 품질을 유지하고 가격 또한 한국 내 소비자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LF ‘라푸마’ 현지 법인 ‘라푸마차이나’ 설립
2010년 11월, 중국 북경에 현지법인 라푸마차이나를 설립하고 급성장하는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본격 공략에 나섰다. 라푸마차이나는 2011년 S/S 정식 런칭했다. 2014년 말 기준, 중국 전역 내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총 100여개 매장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신원, 中 대형유통업체와 합작
신원(회장 박성철)이 창립 42주년을 맞아 중국과 사업공략에 본격 시종을 걸었다. 신원이 중국 대형 유통업체와 합작을 통해 남성복SPA 브랜드를 런칭, 본격 대륙 공략에 나선다. ‘SPA남성복’은 2030년까지 1조 5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우성I&C 선택과 집중, 차별 공략
지난 2014년 4월 30일 소주 태화백화점 입점을 시장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주에 이어 심양등 다수 도시를 상대로 본격 입점 상담을 벌였고 상해에 우성의 현지법인을 설립해 직영점 운영보다는 백화점 입점과 대리상 등 파트너십을 통한 시장 확대를 도모해 왔다. 우성은 올 들어 중국시장 공략에 있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제로투세븐, 한 자녀 정책폐지로 급 성장
‘알로앤루’ 캐릭터 중국 엄마들 입맛 사로잡아
제로투세븐(대표 조성철)은 2007년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유아복 ‘알로앤루’ 현재 215개 매장을 전개 중이다. 2013년 7월에는 키즈 전용 아웃라이프 브랜드 ‘섀르반’은 국내와 동시에 런칭,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 유아동복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24조 원(1500억 위안)을 넘어섰고 최근 산아제한 정책 폐지에 따라 향후 15%내외의 고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GS홈쇼핑 중소기업, 중국파트너사, GS샵의 트리플윈 전략
GS샵은 홈쇼핑 영업 노하우와 우수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홈쇼핑 영업 노하우와 우수 상품을 경쟁력으로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고 이를 발판으로 명실상부 세계 1위 온라인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GS샵 글로벌사업본부장 조성구 전무는 “GS샵은 최고의 홈쇼핑 노하우와 우수한 국내 중기상품이라는 두 개의 엔진을 가지고 중국 시장에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서 “파트너사에게는 자국 내 성공을, 국내 중소기업에게는 중국 진출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GS샵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트리플윈(Triple-Win)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이영희 기자 yhlee@ayzau.com
/강재진 기자 flykjj@ayzau.com
/정정숙 기자 jjs@ayzau.com
/이원형 기자 stam77@ayzau.com
■ 전문가 견해| 펠틱스 박준필 중국 지사장
짝퉁에 질린 중국인 韓브랜드 찾지만 품질만족이 관건
-K-패션, 왜 인기가 많은가
“현지인들의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중국사람들도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살만하니 수입품, 해외 브랜드를 눈여겨 본다. 물론 소재와 디자인만 따져봐도 천양지차다.”
-중국인들,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하나
“엄청 좋아한다. 중국에서 영패션은 곧 스트리트 패션이다. 중국인 자체가 몸에 꽉 끼는 옷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스트리트 브랜드도 인지도가 높다. 미국 스타일을 싫어하는 대신 한국의 캐릭터 스트리트에 매료된 것이다. 반면 중국 스트리트 브랜드는 인기가 없다. 외국물 안먹은 물건은 어디서도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국내 브랜드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중국인이 자국 상품을 사지 않는 이유가 뭔지 아나? 바로 거짓말쟁이라는 인식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짝퉁의 나라답게 소재와 디자인, 브랜드를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한 중국 상품에 질린 거다. 한국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품 퀄리티가 좋기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 성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값만 올려 판다면 실패하기 쉽상이다. 불신은 곧 브랜드를 죽이는 요소다. 쇼핑 좀 한다는 중국인들 핸드폰에는 네이버 앱이 깔려 있다. 한국 제품 가격을 바로 확인하려는 이유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기업형 몰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라이센스 직진출도 위험하다. 중국 현지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유명 쇼핑몰 배너광고도 하루만해도 어마어마한 돈을 내야하는데 장기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효과가 없다.
-한국 브랜드 짝퉁 제품이 엄청나다던데
“맞다. 로고도 똑같이 디테일 하나 구분하지 못할만큼 사실적으로 나온다. 그래서 홀로그램 마크가 필요하다. 웬만한 정품엔 홀로그램 마크가 붙어있다. 요즘엔 이 마크까지 따라하고 있는 업체가 많아 졌다. 펠틱스는 독자적인 라벨 개발로 차별화를 추구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전략은?
“100% 중국인에게 맞춰야 한다. 중국인은 우리끼리라는 사고방식, 즉 민족성이 강한 나라다. 한국인임을 고집하고 맞춰달라 요구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