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P·한중일FTA ‘원산지 규정’ 현수준으로
업계, 세부 품목별 예외 규정 강화 요청
2016-07-21 정기창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는 지난 17일 섬유센터에서 섬유·의류 산업와 관련해 지금까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규정 내용을 검토하고 향후 협상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FTA 원산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동남아 지역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와 한중일 FTA에 관련된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특히 향후 원산지 규정과 관련해서는 큰 틀 속에서 지금까지의 기조를 이어가되, 일부 세부적 품목에 대해서는 상대국 양보를 얻어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FTA를 체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원산지 협상 역시 지금까지 체결된 규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태로 추진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업계는 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소재나 품목의 경우 예외를 인정해 주는 세부 품목별 예외 규정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약 800여개 품목에 달하는 섬유의류 관련 품목별 원산지 기준의 협상 방안에 대해 현장감 있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밝혔다.실제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낸 기업 사례도 발표됐다. 직물 업체인 Y사는 원사 혼용률을 조정해 한미 FTA 관세 즉시 철폐 품목을 개발함으로써 작년에는 미국 M사와 48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는 앞으로 10년간 추가로 500만 달러의 대미 수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유명희 산업부 FTA교섭관<사진>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확인한 섬유의류 업계 의견을 역내 포괄적 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FTA, 중미 FTA 등 진행 중인 FTA 협상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담회를 주재한 유명희 교섭관(국장급)은 이날 통상산업 전문가로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행시 35회 출신인 그는 1995년 당시 통상산업부 첫번째 여성 통상 전문가로 활동한데 이어 지난 4월 산업부 자유무역협정(FTA)교섭관 겸 동아시아FTA추진기획단장에 승진·임용됐다.
이 역시 산업부 첫 여성고위공무원 승진 사례다. 회의에 참석했던 업계 관계자는 “보통 신규 취임하면 내용 파악에 주력하는데 유 국장은 실제 업계 현안을 꿰뚫고 있어 놀랐다”며 향후 산업부와 통상업무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섬산련, 한국화섬협회, 한국섬유수출입조합, 한국의류산업협회 등 단체 및 관련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