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모피 과세 상향화, 시작에 불과하다
2016-08-17 이원형 기자
얼마 전 모피 개별소비세 과세물품 기준 가격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대폭 상향됐다. 오랜 숙원이기도 했던 ‘개별 소비세 완전 폐지’는 아니었지만 10년 넘게 건의한 끝에 받아낸 값진 성과였다. 모피업계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한숨 돌렸다”고 입을 모았다. 어찌됐든 이번 세법 개정을 계기로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와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분 좋은 일이다. 사치품이라고만 생각했던 소비자들의 인식을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같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업계에 몸 담은 모피 디자이너 이 모씨는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잠재 고객에게 공격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 같다”며 “앞으로는 기존 중장년 고객은 물론 젊은 여성에게 특화된 과감한 디자인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업계가 이번 개정안을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대중들의 인식 변화에서 기인한다. 소비자 인식저항 없이 고가 아이템 개발로 프리미엄 패딩만큼이나 가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템 개발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시 되는 건 모피 업계의 새로운 행보다. 앞으로 업계는 새로운 소통 창구를 연구해 나가야 한다. 고정 고객만을 위주로 전개해왔던 유통 전략과 마케팅으로는 신규 고객 창출은 물론 이미지 개선이 쉽지 않다. 백화점 위주로만 유통을 전개하던 업체라면 무엇보다 새로운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예를 들면 모피제품과 피혁, 가죽 가구가 함께 모여있는 라이프스타일 샵이라던가, 국내 모피만을 취급한 중저가 편집샵 등 젊은 고객이 호기심을 가지고 올 수 있는 핫플레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샹들리에 장식 아래 행거 가득 블랙그라마를 걸어놓는 인테리어보단 책 한권과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는 휴식 장소, 어머니들만 상대하던 중년 직원에서 톡톡 튀는 패션 감각으로 무장한 청년 직원을 고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