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휘둥그레졌다. 9만2578㎡의 면적이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에도 놀랐지만 그동안의 불황을 씻겨내리는 듯 지하 1층 식품관부터 9층 식당가까지 바글거리는 인파에도 한번 더 놀랐다. 현대백화점은 9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된 매머드급 유통점이다. 그만큼 주목도 많이 받고 있다. 개점 전부터 화제가 됐던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은 휴식공간은 물론 유명 식품브랜드 108개를 모아 놓아 가장 많은 기대가 쏠렸다.하지만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숍인 ‘이탈리’는 너무 이탈리아라는 지역에만 치중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굳이 백화점이 아니더라도 살 수 있는 제품들이 많았다. 또한 해외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와 국내 유명 음식점을 모아 놓은 규모에 비해 식사 공간이 부족해보였다. 개점이라 인파가 몰렸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먹을 곳이 없어 인근 상가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 고객이 눈에 띄게 많았다. 반면 국내외 패션브랜드를 편집샵 형태로 함께 모아놓고 라이프스타일 컨셉을 필두에 내세운 점은 대체적으로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커다란 장으로 발돋움했다는 평이다. 개점 날 만난 모 남성복 관계자는 “분위기가 정말 좋다. 외국에 온 것 같이 자유롭고 쾌적한 분위기다. 수도권 남부의 핵심 상권에 자리한 만큼 매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B1F 현대식품관
전국맛집과 세계 유명 식품점에 입이 쩍!
발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수많은 인파로 화제가 됐던 식품관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입구 초입엔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무지개 롤케익 집 ‘프랭크’가 자리하고 있다. 경리단길 매장에서 오후 2~3시만 돼도 볼 수 없었던 케이크들이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다. 바로 뒤편에는 전주에 들렸다하면 2박스씩 사온다던 PNB 풍년제과가 있다.
F&B 코너로 진입하면 입점소식 이후 가장 화제를 몰고 왔던 뉴욕발 컵케익 ‘매그놀리아 베이커리’가 있다. 바나나 푸딩과 레드벨벳 컵케이크를 맛보고자 하는 고객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마약 옥수수빵으로 알려진 대구의 ‘삼송빵집’, 도지마롤로 오사카의 명물이된 ‘몽슈슈’, 랍스터 샌드위치로 신선함을 준 ‘로코스’ 등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손님이 몰려들었다. 4F 영·진·스포티캐주얼/ 유플렉스
조닝 경계 없앤 ‘어반플래닛’ 성공할까
영캐주얼과 진캐주얼, 스포티캐주얼, 이너웨어가 완전체를 이루고 있는 어반플래닛은 백화점 내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공간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25개 브랜드를 어떻게 모아야 주목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그 결과 편집샵같은 단독샵이 주 테마가 됐다. 조닝 경계를 없애고 함께 어울릴 수있는 매력의 브랜드들을 한 곳에 모아 시너지 효과 창출에 나선 것.
2~30대 젊은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수퍼콤마비, 비욘드클로젯, 크리틱, HVPE, 스위브는 개성넘치는 감각과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원스톱 쇼핑을 즐기는 젊은 고객 입맛에 맞춰 브랜드를 모아 동선을 줄였다. 진캐주얼 브랜드 지프와 홀하우스, 카이아크만, 써스데이아이랜드는 업계 터줏대감으로서 자리에 잘 안착했다. 최근 가장 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엠엘비, NBA는 스포티 캐주얼의 대표주자로서 함께 상승 효과를 낼 예정이다. 신예 캐주얼 브랜드 이스트쿤스트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합류했다. 또한 프리미엄 데님진을 한 눈에 만나볼 수 있도록 런던 데님스튜디오를 벤치마킹한 데님바와 해외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노비스, 무스너클, 이탈리아 럭셔리 캐주얼 하이드로겐, 스웨덴 캐주얼 브랜드 엘바인까지 온라인 직수입샵보다 빠르고 다양한 상품을 준비한 공간도 특별한 포인트다. 영스트리트 패션관은 대형 SPA부터 유명 편집샵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5F 패밀리&스포츠
작은 테마파크가 자리한 고객쉼터
패밀리존으로 들어가면 지금 가장 핫한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비이커라이프을 만나볼 수 있다. 오가닉 뷰티제품은 물론 감각적인 리빙 컬렉션들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매월 새로운 브랜드,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컨셉의 클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 캐릭터로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인 프렌즈 스토어에도 어린이 고객이 가득했다. 귀여운 통 안에 든 팝콘과 대형 캐릭터 인형이 눈길을 모았다. 어매니티지존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정원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카페 마이알레가 있다. 커피는 물론 리빙 소품까지 판매하며 주부 고객들의 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층 야외 공간엔 작은 테마파크도 있다. 고객이 쉴 수 있는 벤치는 물론 회전목마까지 준비돼 있어 도심 속 쇼핑몰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 6F 남성패션
이제 즐기면서 쇼핑한다
현대백화점 남성 플로어는 브랜드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커피숍 등으로 신규 고객 창출에 나선다. 남성정장은 남성전용 휴식공간 마제스티 바버숍과 토종 신사 브랜드 갤럭시, 캠브리지, SK네트웍스의 남성 브랜드 까날리, 라움맨과 무이, 꼼데가르송까지 수입 컨템포러리와 국내 브랜드를 절묘하게 매칭시켰다.
해외 고급 수제 구두샵을 연상시키는 듯한 헤리티지와 전세계 유명 티를 시음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닥스,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듯한 오토바이로 시선을 끄는 기대주 바버까지 브랜드 하나마다 단독 로드샵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이 밖에도 라이카카메라, 머그포래빗 등 다양한 고객이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생겨 남성의 전용 플로어라는 공식은 깨질 전망이다. 부부 고객이 유난히 많았던 개점 당일날엔 아내의 손을 잡고 쇼핑을 하러 온 고객이 많았다. 남성복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대화를 나누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이원형 기자 stam77@ayzau.com
/김재윤 기자 ktnews@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