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류 수출업체“비상”
1999-10-17 한국섬유신문
올 수출 마무리 시점인 4분기 들면서 섬유류 수출업체
마다 비상이 걸린 가운데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
투구하는 등 막바지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섬유류 수출은 8월말 기준 전년보다 8.1% 마이너스
성장한 113억달러에 그쳐 부진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수출 주력품목인 직물·사류·원료부분의 수출부
진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설정한 섬유수출 목표 달성은
현재로서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그러나 의류를 비롯
직물 수출업체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수출 총
력 태세를 다지고 있다. 이와함께 올 막바지 전력투구
를 내년 수출 경기 호조세로 이끈다는 방침아래 정지
작업을 본격 강화하고 있다.
올해 의류 수출은 對美 수출 증가에 힘입어 두자리수
이상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전체 섬유류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4/4분기 들어 각종 미국 내수
경기 지표가 하락하면서 對美 수출 업자들은 내년도 수
출 경기 대책 수립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니트류를 수출하는 중견 섬유업체인 W社 관계자는
『對美 수출 경기가 점점 침체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오더 수주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오더 내용이 좋지 않
아 채산성이 자꾸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계속해서 적
정 마진율을 잠식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환율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 대부분의 의류 수출
업체들이 기준 환율 1,300원대에서 수출 계약을 진행하
고 있지만 자칫 올해와 같은 큰 폭의 환율 변동이 있을
경우 각 업체들은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된
다.
그러나 중소규모 섬유 수출 개미 군단들의 실정은 이보
다 더 열악하다. 충분한 자금 여력이 없는 이들 소규모
수출업체들은 기준 환율 1,250원선에서 수출 상담을 진
행, 오더 수주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올해 1천만 달러를 목표로 파티용 정장 드레스를 수출
하는 또다른 W社 K사장은 『올해는 겨우 목표치 달성
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 금융 등의 폐해로 고전
해 왔는데 미국 현지 경기 지표가 악화되면서 내년도
수출은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뾰족한 대책 마련은 나오지 않고 있
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10월∼11월경 잠정 결산에 들어
가기 때문에 실적 대비 수출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서이
다.
이들 니트, 드레스류 뿐만 아니라 수출 주종 품목인
자켓, 남·여성 정장류 등의 전 의류 품목에 걸쳐 對美
수출에 깊은 어둠의 골이 깔리고 있다.
PET직물업계의 경우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
리 뛰고 저리 뛰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올해
PET직물은 33억달러선을 넘나들것으로 보여 지난해
42억달러에 비해 상당히 위축된 국면을 보이고 있어 각
업체들의 오더따기 경쟁은 흡사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
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감산을 통한 재고줄이기, 1일
한두번 이상의 영업 대책회의, 틈새시장 공략, 세일즈맨
영입 등 하반기 외화벌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중견 PET직물업체들은 보통 1주일에
한번 정도 하던 영업회의를 요즘에는 하루에 1∼2번,
전 영업사원을 참석시킨 가운데 진행하고 있어 오더 경
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성안의 경우 눈에 보이는 매출보다는 실속을 우선으로
상반기 20%정도 감산한데다 하반기에는 10%선을 더
감축한다.
박상태 성안사장은『시황이 좋지 않은데 공급량이 많다
는 것은 결국 가격부추기에 주원인이 될뿐』이라며『하
루빨리 각 업체별로 자기몸에 맞는 영업 및 경영을 해
야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창·박정윤 기자>
올해 6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로랜코퍼레이션(대
표 김순중)은 일본 호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장기적
안목을 갖고 신입 세일즈우먼 3명을 영입하는 등 수출
지역 특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여성파워는 중앙대, 동국대, 서울신학대를 졸
업, TOEIC 성적이 830점을 넘고 영어, 일어 등 외국어
구사가 능통한 인력들이다.
김순중 로랜사장은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기회창
출이 있을 것으로 보여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영입
했다』며 『일본, 호주, 미국 등 지역별 영업 특화를 강
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호산섬유(대표
하동화)는 품질 강화와 아울러 타지역의 틈새시장 공략
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있다.
뿐만아니라 박광욱 직물수출입조합 상무는『하반기에도
각시장에 맞게 질서 및 정책유지에 최선을 기울이고 있
다』며『특히, UAE대사관의 무역서류 공증수수료 과잉
징수에 따른 조기 해결과 업계 지원을 위해 산자부, 외
교통상부와 해결책 모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며 지원 의지를 밝혔다.
<정기창·박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