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했던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불현듯 생각나는 오후다. 지난주 PIS를 둘러보면서 섬유패션산업이 달라지고 전시산업도 나름 많이 발전하고 있음을 느끼며, 그 날 오후 강진영 윤한희 부부의 신작 퀸마마마켓을 찾았다. 이곳 2·3·4층 윈도우 아래는, 마치 파란색 물감으로 그린 듯 신선하다. 살짝 내린 여우비가 물방울을 남기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그림 같은 도산공원이 정원처럼 다가왔다.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 놓겠다고 작심 한 듯 보인다. 옷이나 패션 보다는 치유를 생각나게 한 녹색 향연이다.
며칠 전에는 판교에 오픈한 모 백화점을 뒤지고 나온 기자로써는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과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중국 시장도 급, 긴급으로 치닫는다. 변화의 소용돌이를 떠올리며 우리업계에도 수많은 인재들이 알게 모르게 앞다투듯, 많은 좋은 일들을 해낸다는 생각이다.
중국은 또한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낸다. 한류를 발전시켜내고 이제는 통일 대한민국을 위해 기여할 거란다. 혹자는 2025년 대망의 통일이 이루어진다는 설을 내놨다. 그땐 이미 중국도 통일이 된 이후다. 대만은 2020년에 중국 본토와 통일을 이룬다. 이미 이들은 왕래를 시작했다. “우리도 그때를 생각할 때다”라는 생각이다. 전 대우 김우중 회장 소식도 가끔 들린다. 베트남은 중국 못지 않게 한국의 섬유산업을 부흥시키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그곳에서 어떤 일까지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접한다. 최근에는 누구와 만나는지 어떤 사람들과 조우하는 지 조차 들려 올 정도라면 너무 지나친 것인가? 김우중 회장, 어떤 이는 미워하고 증오하기까지 한다지만 존경하는 분들도 많다.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야드인 이철영 부사장 ‘동대문이 만들면 패션이 된다’ 100M 달리기 선수 방불케하는 패션산업, 시장이 키워내 ?퀸마마 마켓·대형백화점의 변신·소비자 볼거리 확대 등 시장에서 성공과 실패를 에너지 삼아 성공선 상으로
그는 과거 재계 2위 그룹이었던 대우그룹을 이끌던 수장이자 IMF에 의해 철저하게 무너진, 실패한 기업가로 남아 있다. 허나 김 회장은 어릴 때 신문팔이를 했는데 단순히 그냥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을 짜고 실천하면서 방천시장을 독점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립심이 강하고 스스로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에서 당시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인물과 사회상을 읽을수 있다. 오늘 인생 스토리가 담긴 한권의 책자를 받았다. 야드인 이철영 부사장이 쓴 ‘동대문이 만들면 패션이 된다’는 제목의 책이다. 3만여 점포가 모인 동대문시장, 그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표지 첫 장을 넘기고 사진과 함께 간략한 자기 소개가 눈길을 끌었다. 방직회사, 정방기사…. 이곳은 공장인데 라는 생각과 동시에 시선이 멈춰진다. 대한방직 수원공장 관사에서 유년기를 보냈다고 적혀 있었다. 아버지 밑에서 누구보다 많이 접했을 공장사람을 떠올려보며 지금 사진에는 얼른 보기에도 상큼한 외모다. 면방산업과 실을 만들기 위한 방적기가 수 천, 수만 대가 돌아가고 있을법한 공장과 제조현장을 그려본다. 저자는 태아세례 라는 종교의식 대신 속속들이 섬유 자체구나 싶다. 더 구체적으로 궁금해 졌다. 이 책을 보면서 면방관련 종사자는 누구나 기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볍게 혹은 절실히 알아보고 싶어 할 것 같다. 저자는 어릴 적 배경을 깨고 혹여 섬유를 떠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대를 이은 섬유인, 섬유공정기술사, 염색가공기술사 한국섬유기술사협회, 국가 직무 능력 표준, 산기평, 국책사업 원단과 패션을 만들어 낸다. 동대문시장에서 크지만 작게 보이려고 노력중인 야드인에서 일을 한다니, 야드인 송민순 대표의 얼굴이 새롭게 스친다. 책속에는 동대문에서 성장한 대형 섬유업체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대부분 성공한 사업가, 꿈을 일궈낸 사람들의 성장배경 스토리를 담았다. 재미보다는 동업계 스토리, 현황 같다. 하지만 동대문은 100M 달리기 선수처럼 속도전에 승부를 내고 빠름에 기본이 되어야 함을 알린다. 어느새 9월도 후다닥 비켜 갈 것이다. 세상은 빨리 변하고 우리가 해내야 할 일도 많다. 책의 끝머리에 ‘섬유라 쓰고 운명이라 읽는다’는 문장에 한숨이 나온다. 저자의 일인 동시에 우리의 섬유패션산업 같다. 코끝이 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