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상가,「밀리오네」특수 톡톡

1999-10-17     한국섬유신문
밀리오레가 동대문을 먹여 살린다? 내수 침체로 매출 부진의 늪에 허덕이던 동대문 상가들이 밀리오레 오픈 과 동시에 밀리오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소매 위주로 운영되는 밀리오레 입점 상인들이 한 번에 대량 생산을 할 수 없자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도매 상가에서 물건을 떼어다 파는 유통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 이같은 밀리오레 특수는 주변 제일 평 화, 디자이너 클럽, 혜양 엘리시움 등 거의 전 동대문 시장 상가들에 파급되고 있다. 제일평화시장 1층에서 원피스 매장을 운영하는 강원봉 사장은 『밀리오레 입점 상인들의 80% 가량이 주변 상 가에서 매일 1인당 1∼20만원 어치의 옷을 구매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밀리오레 관계자는 입점 상인들중 약 50% 가량이 이같 은 식으로 옷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밀리오 레 특수를 느끼는 주변 상인들의 체감 경기가 한층 높 다는 비유의 반증일 뿐이다. 밀리오레 상인들이 도매 상가에서 소위 옷을 “떼다” 파는 이유는 매일 몇 장 단위로 판매되는 소매 상가의 특성에 기인한다. 생산 로트가 적어 대량 생산의 이점 을 누릴 수 없는 이유로 주변 도매 상가에서 다음날 판 매할 옷을 일단위로 구매하는 것이다. 반면 밀리오레 특수로 울상을 짓는 상가들도 있다. 흥 인 시장 및 팀 204 등의 상가는 그동안 매장을 북적이 게 했던 일반 소비자들이 밀리오레로 몰려가자 부쩍 매 장이 한산해 졌다. 매출 기여도는 낮지만 시각적 효과 가 높은 소매 소비자들이 빠져 나가자 개점 휴업 상태 의 심리적 공허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 언. 이들 상가중 팀 204는 이미 타개책 마련에 나섰다. 그 동안 일반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마케팅 정책을 전면 수정, 벌써 광고 대행사를 선정하고 일반 소매 소비자 들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 다. 매장 전체 매출에 대한 타격은 적지만 심리적인 위 축감은 그 몇 배나 되기 때문이다. 관건은 밀리오레가 기존 동대문 상가 고객들의 물꼬를 돌리는데는 성공했지만 과연 얼마만큼의 신규 소비자를 동대문 시장으로 유인 했느냐에 달려 있다. 아직까지는 기존 상가 고객들과 신규 소비자들 유치의 대차 대조표 가 플러스 쪽인지 마이너스 쪽인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밀리오레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현재까지는 확 실한 플러스 요인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밀리오레 관계자는 『소매 소비자들이 평일 기준 5만, 주말 기준 10만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