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섬유·의류기업 70% “TPP 발효시 거래선 바꾼다”
TPP 회원국에서 소싱…韓, 세계 최대 시장 놓치나
2016-09-04 정기창 기자
TPP가 발효될 경우 미국 섬유·의류 회사 10곳 중 7곳이 TPP 회원국으로 거래선을 바꾸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만약 한국이 TPP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세계 최대 섬유·의류 시장을 놓칠 수 있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미국패션산업협회(USFIA)가 올해 30개 미국 의류패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72%는 TPP가 시행되면 섬유·의류 소싱을 TPP 회원국으로 전환하겠다고 답변했다. 미국 기업들이 실제 이 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국가는 봉제 강국인 베트남이다. 이는 TPP 효과를 노린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면방, 화섬, 염가공 기업뿐만 아니라 홍콩(Texhong, 3억 달러), 중국(Shenzhou, 3억 달러), 대만(Yulon, 1.5억 달러), 일본(이토추 상사, 0.1억 달러) 등 해외업체들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만역 한국이 TPP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원사, 직물 등을 사용해 베트남에서 제조된 의류는 對美 수출시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베트남 의류 생산 기업들은 섬유소재 공급선을 베트남 자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등지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미 섬유·의류 수출은 14.3억 달러로 한·미 FTA 발효 전인 2012년 대비 1.7% 증가했다. 수입은 3.7억 달러로 같은 기간 2.8% 늘어났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15 미국 섬유산업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 미국의 의류 및 신발류 소비 지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3654억 달러로 세계 최대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 5731억 달러의 6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중 의류는 2905억 달러로 미국 개인 소비 지출액의 2.4%를 점유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여성복 1759억 달러, 남성복 955억 달러, 유아동복 191억 달러를 기록했다. 섬유·의류 산업 종사자 수는 37만명으로 1990년 대비 22.8%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캘리포니아가 71만5000명(19.3%)으로 종사자가 가장 많았고 조지아(13.2%), 노스케롤라이나(11.4%), 뉴욕주(7.0%)가 뒤를 이었다.
전체 사업체 수는 1만6859개사로 섬유업체 2915개사, 섬유제품업체 6886개사, 의류업체 7058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미국 섬유산업 종사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4만2573달러로 제조업 평균 인건비 6만2977달러 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