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앤 메이커스’ 아시나요

오르그닷, 우리가 봉제 일감 창출 길라잡이

2016-09-11     이원형 기자

해외에서 봉제 기술을 익힌 의류제작업체 ‘제니박’은 국내에 자리를 잡은 지 얼마 안됐을 당시 일감이 없어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희망과 꿈을 안고 찾아온 한국이었지만 인맥 없이 혼자 사업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던 중 만난 오르그닷(대표 김방호)의 ‘디자이너 앤 메이커스’ 서비스는 아무런 연고도 없이 막막하기만 했던 제니박에게 새로운 동아줄이 돼 주었다. 디자이너 앤 메이커스 공식 사이트에 올린 회사 정보를 본 디자이너와 패션업체가 일감을 문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봉제산업 일감 창출 및 효율적인 연계 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이 기특한 사업은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 되기 시작했다. 오르그닷 플랫폼 사업부 유재원 매니저는 “회사 내에서 A.F.M이라는 제품 사업을 동시에 하면서 생산업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었다”며 “창신동과 장한평 일대에 밀집된 봉제 골목을 무작정 찾아 들어가야만 하는 디자이너와 봉제업체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현재 디자이너 앤 메이커스엔 300개의 생산업체가 등록돼 있다. 절반 정도는 이들이 직접 방문하고 사진을 찍어 올린 구체적인 자료가 들어있고 나머지는 공장 대표의 동의만 구한 개괄적 정보가 들어있다. 유 매니저는 “현재 사이트에서는 생산자 검색만 가능하지만 추후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 예정이다. 온라인 발주 서비스도 계획했지만 사실상 보류 중인데 대부분의 봉제공장 사장님들이 컴퓨터 활용에 서투르다. 근근히 지내는 영세하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봉제공장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으로 일감이 끊겨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리오더 발주를 이용하는 업체들때문에 자연스럽게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바람에 봉제 공장 대부분이 오더가 끊기면 손가락만 빠는 현실이 돼버렸다. 유 매니저는 “현재 국내 봉제산업은 일감찾기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오를 만큼 패션업자들과 순환을 이루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봉제업자와 디자이너 간에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서비스를 다양화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디자이너 앤 메이커스는 생산자와 디자이너를 연결해 주는 데 어떠한 커미션도 받지 않고 있다. 아직까진 서비스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행보에 관해서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대신 공장 입장에서 난처하지 않을 정도의 커미션은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굳어지고 있는 것.

유 매니저는 “봉제산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향후 적절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해 볼 계획”이라며 “A.F.M과 거래를 맺고 있는 한 모자공장에선 디자이너 앤 메이커스 팀이 왔다고 하면 고맙다고 비타민 음료 한 잔을 내어준다. 그 한 모금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비타민 역할을 하고 있는 사업이라면 그 사업, 이미 반쯤은 성공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