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패션 글로벌 화두 ‘FBC’…우리는?

이대론 복잡다단한 패션비즈니스 부응 못한다 전통적 패션비즈니스 ‘빨간불’ 대수술 요구받아 요체는 SPA 비즈니스…불확실한 미래를 바꾼다

2016-10-21     전상열 기자

#1.캐주얼 등 패션 브랜드 3개를 보유한 A패션 K사장은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근 3년 간 매출 신장률이 신통찮아서다. 외부 경기 탓에 주위의 동종업계 지인들 모두가 힘들다는 말에 나도 그러려니 애써 자위는 하지만 속내는 무엇인가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연 매출이 800억 원에 이르지만 당장 3년째 제자리걸음만 걷는 매출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키운다. 자칫 브랜드 경영을 접어야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릿속만 하예진다.

#2.글로벌 브랜드에 의류를 공급하는 B벤더 L사장은 요즘 거의 불면 상태에 빠졌다. 바이어 요구에 대응하는 게 난감해서다. 생산물량을 확보하려면 공급단가 인하가 뒤따라야 하는데 더 이상 비용절감 방안을 찾는 게 만만치가 않다. 최근 몇 년 새 바이어들의 구매가 물량을 몰아주는 조건으로 공급가를 낮추는 추세라 이에 부응치 못하면 생산라인 가동마저 힘들다. 지금까지 마른 수건 짜듯 비용절감에 나섰지만 앞으로 바이어가 현재 가격보다 더 낮출 것을 요구하면 버틸 재간이 막막하다. 당장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가 않는다.

#3.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최근 의류·패션업체 경영자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고민이 깊어만 간다. K·L사장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직면한 근본문제로 떠올랐다. 국내 패션시장에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발호가 거세지면서 패션업체들의 운신을 옥죈다. 벤더는 급등하는 생산 비용 때문에 오더수주가 난감하기만 하다. 갈수록 옷은 잘 팔리지 않는데다 바이어 오더 확보가 여의치 않는데 초점이 모아진다. 글로벌 경기가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져들면서 경영여건 악화가 가중되는 탓이다.당장 소비자는 싼 가격에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 여기에 패션과 가치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맞물려 나간다. 이제 소비자의 빠른 휘발성에 부응치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수순만 밟는다. 단적으로 의류패션 경영상황에 빨간 등이 켜졌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경영자가 문제의 본질을 어림짐작하지만 내놓고 공론화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자칫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의 괜한 오해를 부를까 우려마저 높인다. 그렇지만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면 더 답답하다.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딱히 해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무엇보다 의류·패션 경영자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해법이 큰 관심사다. 전통적인 패션 비즈니스 수행모델에 대한 변화 요구다. 국내 대부분 의류·패션업체는 ERP, 디자인 Tool 등을 기반으로 하지만 업무효율은 제한적이라는데 문제가 닿는다. 최근 복잡다단한 패션 비즈니스에 부응하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사례로 든 A패션이나 B벤더가 이를 웅변한다.답은 프로세스 경영 서비스, Fashion Business Consulting(이하 FBC)이다. 세계 의류패션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브랜드는 그 주체다. 하나같이 앞장서 패션 비즈니스 수행 모델에 변화를 줬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글로벌 브랜드 임페리얼은 큰 사례다. 임페리얼은 디자인에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기존 18개월 걸리던 시즌 기획 대수술에 나섰다. SPA 비즈니스 체제로 전환이다. 키워드는 협력 생산업체, 아웃소싱과의 융합발전에 맞췄다. 기존 Tool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느냐로 시작해 맞춤형 솔루션 도입을 통해 SPA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전환이었다. 패션 비즈니스 컨설팅 효과다. 또 나이키 아디다스 협력업체들은 Lean Business Consulting으로 고민을 풀어 낸 사례가 줄 잇는다.

글로벌 의류패션산업에 프로세스 경영서비스가 대세다. 그 주역은 프랑스 렉트라다. 2009년 렉트라는 의류·패션업체를 겨냥한 프로세스 경영 서비스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앞세운 퍼포먼스 서비스가 요체다. 그리고 지금 SPA시대를 낳았다. 국내 의류패션산업에 FBC 서비스가 본격 도래했음을 알린다.

렉트라코리아(유) - “FBC 앞서 ‘QAPC’부터 받아라”

자체개발 프로그램 앞세워 최적 FBC 맞춤진단 “한국형 SPA시대 앞당긴다”

“자체 개발 프로그램 Quick Assessment Program Consulting(이하 QAPC) 서비스를 앞세워 직면한 국내 의류패션 고객사들의 고민해결에 앞장섭니다. 고객이 원하는 니즈에 맞게 최적의 시스템을 맞춰 주는 게 골자예요. QAPC 서비스가 앞으로 국내 의류패션 산업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방향타 역할에 기대를 높입니다.” (이일환 렉트라코리아 상무)

렉트라코리아(유)가 한국형 SPA시대 개막에 앞장선다. Quick Assessment Program Consulting을 전면에 내세웠다. QAPC는 국내 의류패션업체를 대상으로 FBC(Fashion Business Consulting)서비스 시행에 앞서 짧은 기간 내 고객사의 As-Is 비즈니스 프로세스 운영 수준 진단을 통해 필요여부를 판단하는 프로그램이다. QAPC 서비스는 지난 8월 런칭을 알렸다. QAPC는 약 1주일간에 걸쳐 진행된다. 고객사는 렉트라 코리아가 개발한 필수 액티비티에 따라 경영진 및 실무진 인터뷰를 중심으로 시장 동향, 경영 비전, 선진 사례 등을 고려한 종합 진단 결과를 보고받는다. 고객사의 업무영역에 최적화된 템플릿 적용을 통해 이뤄지는 명확한 QAPC 진단보고서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QAPC 서비스는 브랜드 업체나 벤더, 모두 적용대상이다. 양쪽 다 최적의 퍼포먼스 비즈니스 프로세스 체제 구축과 맞물려 나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패션과 어패럴 간 애매모호한 구분도 작용한다. 최연식 렉트라코리아 상무는 “작은 비용으로 고객사에게 적합한 퍼포먼스 프로세스 구축 지원에 나섰다”면서 “고객사들을 만나보면 당장 QAPC 필요성을 느끼지만 선뜻 응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을 컨설팅 대상으로 삼는다는 현실적인 거부감 때문이다.이와 관련 이 상무는 “최근 국내 패션·의류벤더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활동에 들어갔다”며 QAPC 서비스는 중소·중견 업체가 주요 대상이라고 말했다. 성능이 뛰어난 고가의 솔루션을 QAPC 서비스를 통해 고객사의 활용을 돕는다는 의미다. 안창배 렉트라코리아 상무는 “QAPC 서비스는 한마디로 비전과 기업 조직까지 바꾸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며 나이키를 사례로 들었다. “나이키는 협력업체가 장비를 도입할 경우 전후공정을 파악해 최적화한다.

또 자체연구소를 통해 필요한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OEM 업체, 즉 벤더를 위한 Lean Business Consulting”이라고 말했다. 그는 “렉트라 역시 아디다스 베트남 협력공장 파우첸에 Lean Business Consulting에 나섰다”며 이는 “렉트라가 추진하는 신발공장 Lean Manufacturing 첫 프로젝트인 동시에 최근 파크랜드가 인도네시아 공장에 도입을 추진하는 사례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