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7봉제거리, 창신동 명물로

서울시, 봉제박물관 짓고 새롭게 조명 100m 남짓 골목길에 70~80년대 정취 살아있는 70여 봉제공장 밀집

2016-10-30     정기창 기자
최근 서울시는 종로구 창신동에 지역 특색을 살린 ‘봉제박물관(가칭)’을 건립하고 ‘봉제거리(가칭)’를 조성하는 내용의 ‘봉제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중 봉제박물관은 창신동 647-50번지에 연면적 47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다. 서울시는 지난 4월 토지를 매입한데 이어 부지내 건축물 철거를 완료하고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시가 수 많은 지역 중 하필이면 창신동 647번지 자리를 봉제박물관 부지로 낙점한 이유는 뭘까?
창신동 일대에는 일자로 쭉 뻗은 골목이 거의 없다. 길은 이어져 있지만 계단이 있어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막다른 골목이 있는가 하면 구불구불하게 연이어진 좁다란 골목길은 과거 70~80년대 거리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그중 봉제박물관이 들어서는 647-50번지 골목은 옛 봉제공장 흔적이 가장 잘 살아 있는 대표적인 골목길로 꼽힌다. 약 100여미터 남짓한 골목길 양편에는 2층짜리 구옥과 3~4층의 다가구 건물들이 밀집해 있고 여기에는 70여개의 봉제공장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다. 일반 주택도 1층에는 어김없이 봉제공장이 들어가 있고 재단에서 봉제, 마무리까지 다양한 종류의 소규모 공장이 연일 기계를 돌려대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대부분 봉제관련 협회, 조합의 모태가 된 동대문의류봉제협회도 2004년 이 골목길에서 탄생했다. (사)서울봉제산업협회와 봉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도 조만간 이 골목으로 이전해 올 예정이다. 차경남 서울봉제산업협회장은 “예전 이 골목에서는 봉제인들 친목 모임인 ‘모꼬지’가 정기적으로 열려 한때는 100명 이상이 참여한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탓에 647번지 골목은 지역구 표를 노리는 정치인들의 단골 방문지이기도 하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서울시장과 각 기관장, 중앙정부 장관 등도 봉제산업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이 골목길을 찾았다. 차 회장은 “647번지는 길이 좁고 막다른 곳이라 불편하긴 하지만 옛날 봉제공장 정취가 가장 잘 살아 있는 대표적인 봉제특화 거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