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화 디자이너 패션쇼 “佛 전통섬유도시 숄레를 술렁이다”

지역민·학교·기업관계자 모두의 축제로 일제히 기립박수 “동·서양 정서 어우러진 최고컬렉션” ‘리세 드 라 모드’ 교육의 결실…자부심 고조

2016-11-04     이영희 기자

프랑스의 전통 섬유도시인 숄레가 늦가을 어느날 술렁거렸다.
한국에서 온 이진화 디자이너의 패션쇼와 그 지역민들의 자부심인 전문학교 리세 드 라 모드 학생들의 전시가 열리기 때문이었다. 동양에서,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온 디자이너가 숄레지방에 머물면서 한국적 정서를 프랑스의 예술과 접목, 의상과 가방을 디자인해 선보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숄레지방에는 작은 소도시임에도 리틀 노트르담으로 불리우는 아름다운 성당을 비롯 5개의 크고작은 유서깊은 성당들이 있다. 맑은 하늘과 바람, 종소리가 어우러진 숄레의 숨결과 자부심이 이진화라는 이방인의 손끝에서 어떻게 재조명되는지에 대해 호기심이 집중됐다.

이진화는 보들레르의 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 엄청난 풍경, 어떠한 인간도 본 적 없는 것 같이, 오늘 아침 여전한 이 이미지, 어렴풋하고 아련한, 나를 황홀하게 한다…”는.

이 지역 성당들의 스테인드 글라스의 화려함과 숭고함을 프린트로 제작했고 실루엣 역시 정제된 아방가르드함, 세련미 넘치는 베이직 라인을 투영해 동서양의 감성을 어우러지게 했다.

이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작업실을 내고 야무진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출발을 할 것이다. 가까운 어느날 유럽의 중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디자이너로 우뚝 성장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진화 디자이너<사진>는 성신여대에서 서양미술과 미국 뉴욕 파슨스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했다. 현재는 프랑스의 리세 드 라 모드에서 가죽제품의 디자인과 제작을 공부하고 있으며 디지털프린트와 프랑스 문화에 부합한 의상디자인 등에 대해 연구하고 심화과정 중에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자 하는 그녀의 DNA는 바로 40여년을 정통 오트쿠튀르에 투신해 오면서 ‘제대로 된 옷’을 짓고자 하는 부친 이림 디자이너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이진화는 지난 1년 동안 리세 드 라 모드에서 공부한 내용들을 서양화와 결합해 완성도 높은 의상과 가죽제품을 디자인했고 숄레지방에서 한국여성,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패션쇼를 열어 현지관계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진화가 직접 컨셉부터 의상디자인, 프린트, 광목(muslin)을 사용, 입체 패턴제작까지 했다. 본인이 공부한 기술의 마무리이자 축제같은 형식의 이진화컬렉션에는 리세 드 라 모드, 포흐말리스, 이 모드, 코넥시옹 코레앙 등 교육기관 및 숄레 시청과 지역민들의 무상지원이 뒷받침됐다. 프랑스 숄레의 자흐당 드 베흐(Jardin de Verre예술 퍼포먼스 공연장)에서 개최된 패션쇼는 리세 드 라 모드 학생들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돼 지역민들의 깊은 관심속에 축제 분위기로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