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TPP 노림수…베트남, PSF 관세 2% 상향

자국 섬유산업 경쟁력 강화 위해 전략적 결정 韓, 시장점유율 20%…연 8000만불 수출 빨간불 원산지 증명 등 한·아세안 FTA 활용 요구돼

2016-11-04     정기창 기자
베트남은 10월11일부로 폴리에스터 단섬유(PSF, HS 5503.20)에 대한 우대수입세율을 종전 0%에서 2%로 인상키로 했다. 이는 TPP 발효 이후 자국 섬유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끈다.코트라(KOTRA)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자국 원사 제조업체인 PVTEX(Petro Vietnam Petrochemical &Textile Fiber JSC) 구제가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석유가스공사(Petro Vietnam)의 자회사로 베트남 북부 하이퐁 지역에 딘 부(Dihn Vu) 화섬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PVTEX는 수입 제품과 가격 경쟁 및 국내 판매 부진으로 파산위기에 처하자 산업무역부에 PSF의 수입 관세율 인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베트남 재무부는 ▲베트남 정부가 국내 섬유의류산업 발전을 위해 폴리에스터 원사 제조업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 ▲PVTEX의 원사 제품이 베트남 국내 방적·방직업계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줬고 ▲TPP의 섬유품목 원산지 규정이 얀 포워드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돼 자국 섬유의류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산업무역부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현재 베트남 PSF 시장은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 지배자는 작년 1억3090만 달러를 수출한 대만(전체 37%)이다. 이어 태국(24%)과 한국(20%)을 중국(14%)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PVTEX가 회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PVTEX의 판매 부진은 불안정한 품질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PVTEX에서 생산된 제품은 품질이 낮아 판매가 부진했고 이로 인해 생산 라인이 불규칙적으로 가동되면서 다시 품질 저하와 불량품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품질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이상 베트남 기업들의 수입 원사 선호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심지어 이번 수입세율 인상으로 가장 큰 득을 보는 곳은 대만계 기업인 포모사(Formosa)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포모사는 베트남에 진출한 외투기업으로 연간 약 13만t의 화섬을 생산하고 있고 이중 약 2만t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코트라는 “PSF를 수출하는 우리기업들은 변경된 우대수입세율(MFN)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생산한 PSF는 베트남으로 나갈 때 한·아세안 FTA 세율을 적용 받아 관세를 물지 않지만 만약 원산지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우대수입세율 적용을 받아 추가로 2%의 관세를 더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베트남 수출시 세관에 제출하는 원산지증명서 상의 오류 등으로 인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PVTEX의 딘 부 화섬공장은 베트남 화학공업개발계획에 따라 2009년 5월 착공에 들어갔고 작년 5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베트남 석유가스공사와 베트남 섬유의류공사(VINATEX)가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총 8억불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 섬유의류산업 원부자재 국산화 및 수입의존도 감소가 목표였다. 그러나 작년 9~10월부터 원유가 하락으로 PSF의 원료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공급자들간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