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아울렛 상품, 패션산업 발목잡는가
2016-11-13 정정숙 기자
요즘 가산동이 뜨거운 감자다. 작년 현대 백화점이 가산동에 진출했고 최근 롯데백화점의 가산 팩토리아울렛 진출설이 나오고 있다. 빅 유통에 속하는 이들 업체가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도심형 아울렛 진출을 하는 배경에는 백화점의 매출하락이 지속되고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 성향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캐시카우가 되고 있는 서울시내 면세점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대기업 업체 대표들은 면세점 특허권을 따기 위해 개인 재산을 내놓거나 인근 중소업체와 통 큰 상생 전략을 앞다퉈 내세운다. 대기업들이 면세점에서 이익만 챙긴다는 부정적 국민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서울 가산동 패션아일랜드에 롯데백화점이 팩토리아울렛을 연다는 설이 나돌면서 금천패션아울렛단지연합회 회원들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서범석 회장은 “가산동은 중소업체가 주축이 돼 발전한 자생적 패션단지다. 자신들이 개척하지 않고 소상공인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아울렛이나 대형 백화점 진출이 고용 창출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한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인근 중소업체 매출이 반토막 나고 아울렛 쇼핑몰이 많아지면서 아울렛 상품이 패션 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렛은 2년이 넘는 재고나 값싼 소재를 사용한 기획 물량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 업계 관계자는 “따로 아울렛 상품 브랜드가 없어 2년이 지난 상품을 아울렛용으로 내놓는 데 할인전과 아울렛이 많아지면서 더 이상 아울렛 상품 물량이 없다”며 늘어나고 있는 유통사들의 아울렛 상품 요구에 볼멘소리를 했다.이처럼 더 이상 재고상품만으로 아울렛 매장을 채울 수 없게 되면서 기획상품용을 따로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형 유통사의 무리한 요구가 계속되다보면 전체 패션시장이 좀먹게 된다. 아울렛과 할인 등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유통사는 상품 기획력을 높여야 하고 패션 업계는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것이 패션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