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확정…‘신세계·두산’ 웃었고, ‘롯데’ 울었다

두산 “동대문 대표 관광허브로 키워나갈 것”

2016-11-17     정정숙 기자
두산과 신세계가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운영권 획득에 성공했고 롯데는 소공동 본점을 지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부산 지역 면세점 1곳은 신세계조선호텔, 신규로 들어서는 충남지역은 디에프코리아가 선정됐다. SK네스웍스는 고배를 마시며 면세사업을 접어야한다.  
관세청은 지난 14일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5개 사업자를 확정 발표했다. 심사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1박2일간 면세점에 대한 특허 심사를 진행했다. 내년 상반기쯤 호텔롯데는 소공점,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 본점 신관,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에 서울 시내면세점을 열게 된다. 두산 동현수 사장은 “두산이 각 평가항목 별로 치밀하게 준비한 사업계획이 제대로 평가 받았다고 생각한다.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은 “관광산업의 인프라를 다지고 도심관광을 활성화시켜 경제에 온기가 돌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특허 심사는 수백명의 위원 풀(Pool)을 대상으로 전산 선별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추출된 학계, 소비자 단체 등 민간위원 9명, 정부위원 5명이 맡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은 영업 개시시점부터 특허가 부여되며 특허일로부터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유통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로 동·남대문 상권이 활기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명동과 동 남대문의 요우커(중국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두산과 신세계디에프는 5~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상반기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특히 섬유패션업계가 가장 주목했던 곳이 동대문이다. 동대문은 봉제와 패션, 생산과 유통이 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곳이다. 지난 7월 신규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때 가장 많이 거론된 지역이기도 하다.
두산은 2, 4, 5호선이 연결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5분거리의 두산타워 9개층에 면세점을 연다. 동대문에서 두타몰을 16년간 운영한 경험과 종로와 동대문 일대가 두산그룹이 기초를 닦은 지역임을 강조하며 인근 지역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광객 유입이 많은 동대문에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주변 동대문 상가 등과 함께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면세점 입점 이후 5년간 동대문 지역으로 신규 유입되는 관광객이 1300만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5월 중 면세점을 열며 첫해에 5000억원, 그 다음해에는 1조원 매출을 예상했고 면세점 영업이익의 10%를 사회 환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두산 동현수 사장은 “면세점 오픈 후 5년간 54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두산그룹이 100억원, 박용만 그룹회장이 사재 100억원 총 200억원의 초기 자금을 들여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을 가지는 상생협력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7월 1차 서울시내 신규면세점에서 탈락한 후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과 메사빌딩을 후보지역으로 변경하고 도심 관광개발과 남대문 상권과 상생을 강조했다. 신세계디에프는 “면세점 개점 5년간 매출 10조, 경제 부가가치 7조5000억 원을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927만 명의 관광객을 5년 내 1700만 명까지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는 메사 빌딩에 3000평 규모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창조혁신 디자인센터를 건립해 상생 지원 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5년간 총 2700억원을 투자해 ‘국산의 힘’센터를 운영해 국산품 수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는 한국은행 앞 분수대를 트레비 분수처럼 국내외 관광객 모두를 위한 시민의 쉼터이자 도심관광 아이콘으로 조성한다. 분수광장이 명동·남대문·덕수궁을 잇는 새로운 ‘도심관광 클러스터’의 중심지로 키울 전망이다. 롯데는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은 지켰지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빼앗겼다.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과 소상공인연합회 등의 롯데제품 불매운동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23년간 운영해 오던 워키힐 면세점을 지키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규모가 높은 면세 사업이 5년마다 바뀌는 것은 경영에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면세점 운영을 신고제로 바꿔야 한다”며 면세점 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부산 출사표 ‘패션그룹형지’ 신세계에 밀려 고배
최병오 회장 “시내 면세점 재도전하겠다”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사진)가 부산지역 시내면세점 사업권 경쟁에서 아쉽게 신세계에 밀렸지만 다음 기회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4일 충남 천안소재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열린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결과 부산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패션그룹형지는 신세계조선호텔에 밀렸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부산 발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참여했지만 아쉽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개척자 DNA, 종합패션기업으로 차별화된 면세점 운영에 자신감이 있어 도전했다. 기회가 오면 시내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태생인 최병오 회장은 이미 부산 경남지역을 유통 사업의 거점이자 성장기지로 삼고 있다. 부산 괴정 형지타운에 300억원, 양산 물류정보센터에 600억원, 부산 하단 종합몰에 2000억원 등 총 2900억원의 투자를 해오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금번 부산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하면 ▲서부산 발전을 통한 부산 균형 발전 ▲면세점 사업 수익 모두를 부산 지역에 재투자 ▲중소중견기업 상생 면세점 실현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병오 회장은 “형지가 면세점 입지로 선정해 참여한 부산 하단은 지역 성장의 잠재적 요소가 커 부산 시내 면세점이 추가 입점이 검토돼야 할 곳”이라며 “중견중소기업에 면세점 면허권을 확대하고 중견중소 면세사업자들이 실질적 수익과 운영 활성화를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