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술 ‘3D 피팅 솔루션’ 전성시대

섬유·IT 융복합 최강국 과시…패션시장 신수요 창출 무궁무진 해외 대량 수출 길 활짝 4~5개 기업 시장 각축전

2016-11-17     정기창 기자
국내 3D 가상 의류 피팅 시장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외국 제품을 포함해 약 4~5개 3D 가상 피팅 프로그램이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클로버추얼패션의 3D 의상 솔루션 ‘클로(CLO)’와 에프엑스기어(FXGear)의 ‘FX미러(Mirror), 서울대학교 디지털클로딩센터의 ‘DC스위트(Suite)’ 등 토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비젼테크가 수입하는 프랑스 텔마(TELMAT)의 인체측정 시스템 심캐드(Symcad)까지 약 4개 브랜드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서로 특장점이 조금씩 다르지만 컴퓨터가 인체를 측정하고 움직임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프럴스튜디오(대표 박영태)의 ‘심플피팅(Simple Fitting)’이 가세하면서 국내 3D 가상 의류 피팅 시장이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았다. 심플피팅은 매장에서 옷을 입고 아무런 조작없이 거울로는 보기 힘들었던 뒷모습과 360도 뷰를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기가 옷을 입은 모습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로 전송해 친구나 지인들과 쇼핑 아이템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한 개 국가에서 이처럼 많은 솔루션이 대거 선보이며 기술과 트렌드 발전을 이끄는 산업 모델은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업계는 유행을 중시하는 국내 시장 분위기와 세계적 수준의 IT 기반 기술이 새로운 섬유·IT 융복합 수요를 창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디지털클로딩센터 고형석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3D 가상 피팅 분야에서는 한국이 최강국”이라며 “대학 연구 단계나 실제 상용화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에는 현재 미국 거버社와 프랑스 렉트라社 그리고 이스라엘 국적의 모 업체 등 3개사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 분야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IT 디바이스와 연동을 통해 시장 외연도 확장되고 있다. FX기어는 매장용 대화면에서 나아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피팅 서비스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회사 이창환 대표는 “앞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을 넘나드는 글로벌 쇼핑 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IT 디바이스를 활용한 관련 시장 진출 의지를 다졌다. 서울대 디지털클로딩센터는 기성복에서 나아가 한복 기획 생산에 적합한 HOM(Hanbok On Me)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음영이 많고 화려한 한복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 같은 내수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우리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FX기어는 이미 아세안과 중동을 위주로 총 2000대 규모의 대형 수출 계약으로 3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클로버추얼패션은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 수출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은 3D 가상 피팅 시장이 도입되는 단계”라며 “국내에서는 대형 의류 회사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디지털클로딩센터의 DC스위트 역시 해외에서 기술 교류 및 제품 개발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