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판키우는 수입 란제리 시장, 지켜만 볼건가

2016-11-20     김예지 기자
GS홈쇼핑이 ‘제2의 원더브라’를 목표로 프랑스 란제리 브랜드 ‘스캉달’을 독점 수입하고 지난 10일 런칭 첫 방송을 가졌다. GS홈쇼핑은 푸쉬업 브라로 유명세를 탄 원더브라를 독점 수입해 400억 매출을 올리는 등 해외 란제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사례가 있다. 확실한 컨셉과 기능성을 갖춘 해외 브랜드의 감성은 그대로 가져오고 사이즈 스펙만 한국인 체형에 맞게 수정해 들여온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GS홈쇼핑은 올해 ‘제2의 원더브라’를 만들기 위해 유럽 브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란제리 시장에 수입 브랜드가 넘쳐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체형 및 인식이 변하면서 수입 브랜드에 대한 입지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해외 란제리 브랜드들의 국내 입성은 수없이 이루어 졌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수입 란제리는 독특하고 신기하지만 불편하고 쓸데없이 비싼 제품이었다. 속옷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도 않았다.

신세계 일가 중 유독 ‘아장 프로보카퇴르’를 좋아했던 한 명이 진행한 수입 언더웨어 조닝 ‘란제리 컬렉션’은 2009년 오픈 1년 만에 매장 크기가 반으로 축소된 일도 있었다. 국내 여성들의 체형이 서구적으로 변하고 누구나 쉽게 해외 란제리 브랜드를 접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녹록치 않은 시장이다. 란제리 수입 업체들 대부분이 5년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이탈리아 란제리 브랜드 ‘코사벨라’를 8년째 전개하고 있는 아라벨라 정성주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수입 란제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일시적이었다”며 “이제는 실용성과 기능성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수입 란제리가 가진 독특하고 높은 퀄리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10년 이내에 수입 란제리가 국내 시장에 새로운 판을 만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좋은사람들 주병진 회장은 패션의 개념을 접목한 예스·제임스딘·보디가드 같은 브랜드로 패션 속옷 시장을 열었고, 에블린은 코디네이션이라는 이미지로 새롭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국내 란제리 시장은 새로운 혁신을 부르지 못한채 제자리 걸음 상태다. 아직 국내 소비 정서상 수입 란제리 브랜드가 국내서 입지를 키우는게 쉽지는 않다. 답은 내셔널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제품과 브랜드 개발을 통해 시장을 지켜나가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