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지난 25일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승용 케이앤엘플러스(K&L plus) 대표가 그런 사람이다. 잔뜩 깔려 있는 내년 FW 여성 제품을 보여주는 이승용 대표 얼굴에는 여유로운 웃음이 가득했다. 이 대표는 “작년까지 무에서 유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보다는 소싱력을 강화했다면 올해는 전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트 힘을 빌려 디자인력을 키우고 있다”는 말로 케이앤엘플러스를 소개했다.
한때 의류 생산 프로모션업체는 패션 시장 변화에 따라 디자인 개발력이 좋은 업체가 호황을 누렸다. 시대 변화에 따라 작년까지는 소싱력이 좋은 업체가 인정을 받았다. 요즘은 디자인력 뿐만이 아니라 소싱력까지 강조되는 시대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되면서 상품 기획, 생산까지 아웃소싱을 전담하는 케이앤엘플러스같은 의류 프로모션업체가 인정받고 있다. 케이앤엘플러스는 제일모직 출신인 이승용 대표가 이룬 회사다. 연 100억원 매출을 올리는 여성의류 프로모션 강소기업이다. 2006년 창업 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가도를 달리다 재작년부터 내실을 다지며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세정, 바바패션, 린컴퍼니 등 내수 브랜드 납품을 하며 10년 넘게 끈끈한 신뢰를 쌓고 있다. 특히 백화점 매장에서 팔리는 여성 아사 다운패딩과 봄가을 아웃터 점퍼가 케이앤엘플러스에서 생산 납품한 제품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자체 생산라인이 있다. 이승용 대표는 “자수, 와펜, 핫픽스 등 화려한 디자인의 야상들이 내년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며 내년 F/W 준비에 한창이다. 케이앤엘플러스는 경량 다운과 기하학적이고 다양한 퀼팅, 화려한 야상 등 내년 트렌드를 이끌 상품을 자신있게 준비하고 있다. 1년 앞서 트렌드를 이끈다는 자부심이 컸다. 이 대표는 작년과 올해 다운패딩 출시가 적어 내년에는 다운패딩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용 대표는 작년부터 패션 디자인보다는 소싱력을 최대 무기로 키우기 위해 소싱 공장 찾기에 바쁘다.
이 대표는 “인도네시아 공장의 경우 불량률이 매우 낮다. 원부자재 대부분은 국내 제품을 사용해 퀄리티가 높다. 합리적 가격과 고품질을 강점으로 까다로운 바이어 주문을 만족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앤엘플러스는 2006년 창립과 더불어 중국 생산을 시작했다. 인건비 때문에 인도네시아 까지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연 15만장 정도를 생산한다. 그는 “인도네시아 공임은 중국 노동자의 70% 정도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더 높다. 10만장 정도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다”고 말했다. OEM·ODM 사업에서는 합리적 가격과 고품질을 강점으로 까다로운 바이어의 주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생산력이 필수라는 얘기다.관세가 없는 것도 인도네시아 진출의 한 요인이었다. 그는 내실을 다지는 길만이 어려운 경제 여건과 패션 시장에서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재작년에 진출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장에서 4개 라인을 가동 중이다. 세정 등에 납품하는 야상과 다운 패딩 의류 생산의 핵심 기지 역할로 케이앤엘플러스 성장을 이끌고 있다. 가장 먼저 진출한 지역은 중국 대련이다. 중국은 FTA체결 영향으로 관세가 낮아지면서 앞으로 중요한 생산 공장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두 배 성장을 지켜준 곳이지만 임금 상승 요인과 대량 오더의 생산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의류는 국내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 이승용 대표는 의류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제일모직에서 남성복과 여성복 기획 MD를 거쳐 3년간 IT 분야 등에서 일하다가 2006년 케이앤엘플러스를 창업했다. “회사가 있는 이유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100% 중 30~40% 에너지는 가정에 쏟고 있습니다. 저희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케이앤엘플러스는 행복한 가정이 바탕이 된 기업과 사회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가화만사성을 실천하고 있다. 수익이 나는 해에는 수익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주고 있다.
이승용 대표는 “제일모직을 그만두고 IT쪽 일을 시작한지 3일 만에 패션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다. 옷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아 패션쪽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옷 만들기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그에게 작년부터 위기가 닥쳐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모토로 또 한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높은 품질과 디자인을 고수할 것인지, SPA처럼 소싱을 강화하면서 대량생산할 것인지의 두 갈래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올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스타일대로 살자 라는 신념이 생겼다”며 하이퀄리티 제품 생산에 힘쓰고 있다.케이앤엘플러스는 개발비 등에 연매출 3%를 투자하며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맞는 트렌드를 따라잡고 있다.
“요즘은 높은 퀄리티와 함께 가격 경쟁력이 강조되다보니 개발비가 많이 듭니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트를 한시적으로 영입해 디자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케이앤엘플러스는 앞으로 특수복이나 잡화 등 아이템을 다변화해 성장을 이끌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