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살아남아야 하는 대명제, 해답은 다양하다
2016-12-01 이영희 기자
압구정에서 유명세를 탄 치과병원이 S지역 주상복합상가에 이사를 왔다. 그 이후부터 바로앞 모 디자이너브랜드의 스튜디오 겸 매장 매출이 지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 케이블채널의 성형관련 방송에 출연한 뒤 이 치과병원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타 지역으로 이사를 했지만 연예인과 방송인은 물론 압구정동의 고객까지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그 치과의 대기실 대형유리에서 마주 보이는 디자이너브랜드의 쇼룸은 같은 지역이 아니라 압구정을 비롯 이 치과의 고정고객들로 인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캐시미어 코트류나 세련된 디자인의 아우터를 가격저항없이 구입해 간다고 한다.양재동의 모 주상복합상가내 여성브랜드샵은 매일 여가시간(?)을 보내러 온 전업주부들의 사랑방이다. 매일 오전 11시나 점심시간 이후에 와서, 아이들이 하교하거나 남편들이 퇴근하기전 4~5시까지 수다로 삼삼오오 시간을 보내다 간다. 매장주인에게 개인사를 하소연하기도 하고 때론 김치를 담가주기도 하고 대소사에 기꺼이 점을 찍어주기도 한다. 이쯤되면 고객이 아니라 지인이고 가족인 셈이다. 이 매장을 6년째 운영하는 점주는 새로운 손님을 상대하기 보다 이들과 기꺼이 시간을 보낸다. 알고보니 몇몇 고객은 적게는 300만원, 때로는 600~1000만원까지 매출을 책임져 준다고 한다. 필요한 아이템이 있으면 그냥 주문하기도 하고 한나절 수다후 귀가할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품을 그냥 구입해 가기도 한다.유명한 아동병원 앞의 유아동복 매장의 매출은 상상이상이고 동물병원앞의 애견카페는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강남지역 산부인과 인근의 유아복과 용품매장 역시 마찬가지이다.모 여성복 브랜드의 겨울 모피 특종 매출이 제일 높은 곳은 놀랍게도 벼 추수가 끝난 평야, 즉 시골에 위치한 매장이다. 이 매장을 찾은 본 기자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매장에서 음식 냄새가 나고 점주는 머리에 퍼머롤을 말은 채로 고객들과 인스턴트 믹스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사랑방 같은 분위기에 놀라고 그 낮시간에 북적대며 모인 중년부인들의 숫자와 수다에 기가 질렸다. 봄부터 가을내내 뙤약볕에서 농사를 짓고 나면 “옷 한 벌 해 입는” 보상심리가 생기는데 “이왕입을 거면 비싼걸로!”라는 결론이 당연하다. 모피나 캐시미어코트류의 고가제품을 사고 도시로 마실도 가고 친구도 만난다고 했다.패션산업, 진정한 패러다임 변화는 요원한가
타 산업과 융합하는 마케팅 콜라보 가능성은?
아날로그식 빅데이터는 어불성설 인가!
무조건적 라이프스타일샵 추종도 문제
진정한 자사별 고객밀착방식 고민할 때
이 같은 사례를 두고 지역밀착형, 고객밀착형 1대1 마케팅이라고 했던가?
한때 대한민국 패션계를 주도하는 것은 매출 100대 기업중 상위 30개였다. 신사복이든 여성복이든, 스포츠, 캐주얼, 유아동, 잡화에 이르기까지 선발업체의 사업계획에 따라 동업계가 움직이고 시장이 변화됐다. 이 시절에는 선발업체의 방향선정이 중요했고 후발 전문업체들은 이들을 뒤따르거나 틈새전략을 구사하면 됐다. 가끔 차별화전략으로 중소기업이 스타 중견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이젠 옛말이다.
모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자사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문화공간과 연계,카페와 의류 판매가 공존하는 매장을 기획, 백화점에 입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사례가 될 것이다. 효율적 융합과 마케팅 콜라보레이션 등 새로운 방법이 끊임없이 시도돼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