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세일보다 유통 능력 키워라

2016-12-11     정정숙 기자

지난 10월1일~14일까지 진행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주요 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7% (7194억원) 증가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은 24.0%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유통기업들이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세일 행사가 없었던 11월에는 전월 매출 폭등의 기저효과로 대부분 패션브랜드 업체들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B사 관계자는 “세일이 아닌 기간에는 소비가 확연히 줄어든다. 세일이 잦으면 소비자들은 정상가 구매를 중단하고 할인된 제품만 찾게 되는 학습효과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0개의 정가 제품을 팔면 1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C사가 있다. 100만원 매출을 채우려면 가격을 30% 할인했을 때 물건은 그만큼을 더 팔아야 100만원을 채우게 된다. 합리적 소비를 앞세우는 소비자들은 보통 70~80% 할인을 해야 관심을 갖는다. 소비자들은 점점 높은 할인율에만 매달리게 된다.할인행사에는 할인용 기획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 이월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상품의 재고 관리를 잘해 할인을 할 필요가 없는 브랜드까지 많은 할인행사로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나 K세일데이 같은 관주도의 잦은 세일이 문제다. B, C사 처럼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사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할인 행사에 참여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소비자는 상품 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되기를 바란다. 잦은 세일은 전체 상품군의 가격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장기적으로 보면 브랜드와 유통사 모두 피해를 입게 되는 역효과가 생긴다. 할인으로 브랜드 업체들 매출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사는 디자인력으로 승부하고 유통사는 MD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