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르는 ‘거위의 꿈’] 유저(YOUSER) 이무열 디자이너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 되고파

2016-12-11     김예지 기자

정글같은 패션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꿈을 만드는 신진 디자이너들, 음지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는 기성 디자이너들도 모두 인고의 시간을 거쳐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본지는 이번 연재를 통해 ‘나만의 옷을 만드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신예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힘들지만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본업에 매진하는 이들이 있기에 한국 섬유패션산업 미래는 밝다.

“누군가 내 디자인을 보고 무언가 대단한 걸 만들어낼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유저(youser)를 전개하는 이무열 디자이너<사진>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시도와 개발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런 노력을 통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이 씨에게도 뇌리에 박히는 영감을 준 사람이 있었다. SADI 패션디자인과 졸업 후 1년간 다녔던 엠비오 컬렉션 라인 수장이었던 한상혁 디자이너다. 이 씨는 “한상혁 선생님은 감성과 감도가 옷에 잘 녹아나고 컬렉션 전체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탁월하신 분이다. 그런 점이 새롭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그때의 영향으로 디자인할 때면 이야기나 개념을 담고 전체적인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노력한다. 이런 방식의 작업이 나에겐 의미가 크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얼마 전 2016 S/S 서울컬렉션을 통해 빛을 봤다. 2016 S/S 컬렉션은 현실과 꿈의 연결고리를 감성적인 공식으로 접근했으며 다양한 문양으로 표현했다. 회로기판을 모티브로 한 맵 형식의 패턴, 컴퓨터나 TV 모니터가 고장 났을 때 나오는 이미지, 두 이미지를 블랜딩해 새롭게 만든 패턴 등 그가 직접 개발한 그래픽과 패턴은 각종 패션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 씨는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섞었을 때 새로운 것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연구하고 개발하는 게 가장 자신 있다”며 “앞으로도 유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유저는 현재 강남 신세계백화점 신관 5층 디자이너존에 입점 돼 있다. 세컨드 브랜드 ‘SER’는 국내 세일즈에 집중하고 유저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 할 계획이다. 이 씨는 유럽 시장 쇼룸 입점을 목표로 해외 세일즈에 집중하고 모든 전략을 직접 세우고 있다.

유저의 최종 목표는 브랜드를 넘어서 감성, 감도가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하나의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 씨는 남성복도 2년째 기획 중이다. 향후 남성복, 가방, 잡화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 이 씨는 “유저 기획 초창기부터 ‘익스클루시브 스페이스(exclusive space)’로 컨셉을 잡았고 로고 밑에도 적혀 있다”며 일관성 있는 감성을 가진 패션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