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홈쇼핑 히트 상품은 - 패션·뷰티 많았고 심플한 기본 스타일 찾았다

불경기 반영 10만원 이하 중저가 세트상품 큰 인기

2016-12-15     정정숙 기자
올해 홈쇼핑 시장에서는 뷰티·패션 상품들의 인기가 높았고, 실용적이고 심플한 10만원대 이하의 패션 세트 주문량이 많았다. 지난 14일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은 올해(1월1일~12월10일) 가장 주문량이 많았던 1~10위 히트 상품을 공개했다.

1~10위 상품들은 대부분 패션 의류가 차지했고 홈쇼핑별 독점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특히 합리적 소비와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10만원대 이하의 중저가 패션 세트상품이 많이 팔렸다. 티셔츠나 가디건 등 활용도가 높은 옷이 10위권에 들었다. 불황이 계속되자 다양한 아이템과 매치하기 쉬운 옷을 구매해 여러 번 입으려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CJ오쇼핑, 불황에 중저가 세트 상품 불티
CJ오쇼핑 히트상품 탑 10의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약 10만7000원)에 비해 올해(8만9000원) 2만 원 가량 낮아졌다. 탑 10에 오른 상품은 모두 5~15만 원 사이의 중저 가격대이며 세트 구성이 증가했다. 지난 해에는 전체 10개 가운데 2개 상품이 단품이었던 반면 올해는 모두 2종 이상의 세트 상품이었다.

히트상품 1위에 오른 ‘지오송지오’와 2위 ‘바이엘라’가 각각 53만 세트, 44만 세트 팔렸다. ‘에셀리아’(3위)는 블라우스, 팬츠 등 5종 세트로 선보여 고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CJ오쇼핑 신희권 편성팀장은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해 중저가 세트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던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GS홈쇼핑, 4년만에 패션 제치고 이미용품 1위
GS홈쇼핑은 뷰티·패션 히트 상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10위권 안에 뷰티·패션 관련 상품이 무려 9개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4년만에 패션 상품을 제치고 이미용품이 1위에 선정됐다.

1위를 차지한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는 2013년 GS샵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제품이다. 매년 히트상품으로 대거 선정되는 패션상품은 올해도 6개 브랜드 제품이 순위에 올랐다. 2위 제이코닉은 티셔츠, 와이드팬츠 등을 3~6종 패키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 인기를 누렸다. 손정완 디자이너와 GS샵의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SJ와니가 3위에 올랐고, 4위는 프로스펙스 운동화, 7위는 쏘울, 9위는 모르간이 차지했다. 올해는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 ‘놈코어(normcore)’가 유행하면서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의 옷들이 인기였다. 이와 함께 홈쇼핑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캐시미어, 타즈마니아 울, 알파카 같은 프리미엄 소재의 옷을 선보인 쏘울이 2012년 런칭 이후 처음으로 히트상품 순위에 올랐다.GS샵 영업전략담당 강원형 본부장은 “주거비 부담 증가, 메르스 등 올해 역시 소비 침체의 악재들이 많았지만 자신을 위한 제품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포미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변화하는 소비 방식에 맞춰 상품을 제안하고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단독 중소기업 패션 잘 팔려
롯데홈쇼핑 탑10위 권은 8개의 롯데홈쇼핑 단독 의류상품이 차지했다. 1위는 50만 세트를 판 ‘아지오 스테파니’가 지난해에 이어 2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아지오 스테파니는 30~40대 여성들의 구매율이 높았다. 깔끔한 디자인의 와이드 팬츠와 가디건 주문량이 가장 많았다.

머스트비(2위), 아니베에프(5위) 등 20~30대를 겨냥한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약진이 주목할 만하다. 이미 고객들로부터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은 백화점 브랜드는 젊은 고객들의 홈쇼핑 이용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캐주얼 여성 브랜드 ‘머스트비’는 다운점퍼, 트렌치코트, 팬츠 등 총 44만 세트가 판매되며 2위에 선정됐다. 기모 와이드 팬츠는 1만 8000세트가 30분만에 매진됐다. 롯데홈쇼핑 단독 기획 브랜드 ‘조르쥬 레쉬’가 4위를 차지했다. 조르쥬 레쉬는 배우 송윤아를 대표 모델로 내세워 세련된 디자인과 베이직한 아이템으로 여성 고객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은 “올해 단독 브랜드 도입과 육성에 집중한 결과 패션 상품이 독보적인 판매량을 나타냈다. 내년에는 고품질의 중소기업 상품을 집중 개발하는 동시에 롯데홈쇼핑 서비스 체험 공간인 ‘스튜디오샵’과 연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고객의 관심과 만족도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 협업 패션 브랜드 많이 찾아
현대홈쇼핑에서 올해 1위를 차지한 상품은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이다. 연예인 맞춤 의상 제작 등으로 유명한 맥앤로건은 제작년과 작년에 이어 3년째 히트상품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톱스타 김희애씨를 모델로 앞세워 올 한 해에만 총 74만세트가 판매됐다. 다양한 코디로 활용 가능한 심플한 디자인의 ‘기본 슬럽 티셔츠’가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2위를 차지한 ‘에띠케이’는 톱스타 고현정씨와 단독 기획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패션 브랜드다. 총 59만세트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고 인기 아이템은 깔끔하면서 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기본형(라운드/V넥) 면티였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현대홈쇼핑과 협업해 처음으로 출시한 ‘모덴(MOTHAN)’이 방송 4개월 만에 10위에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