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사람만 북적…판매는 기대이하

2016-12-15     패션부

요우커 늘었으나 체감 경기는 제자리
[서울]
홍대, 명동 상권 등 서울 상권은 연말을 맞아 연말 모임이나 파티 룩 등을 원하는 소비자를 잡기위한 세일이 한창이다. 각 브랜드마다 연말 특수를 노리면 최대 70~80%까지 세일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전체적 소비심리는 정체된 분위기다.

명동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명동을 찾는 중국인들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어 여전히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명동상권에는 최근 슈즈 멀티 스토어 ABC마트가 ‘그랜드스테이지 명동점’을 지난 12일 그랜드 오픈했다. ABC마트 그랜드스테이지 명동점은 기존의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매장으로 오직 명동점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이 준비돼 있어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김포공항과 가까워 중국인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홍대 상권에는 SPA 브랜드 스파오, 버쉬카 등이 연말 특수를 노리며 젊은 고객층을 모으고 있다. MCM 홍대 팝업스토어에서는 문화 예술캠페인 ‘쿤스트 프로젝트(KUNST PROJECT)’의 일환으로 지난 12일 오후 미니콘서트를 열고 새 고객층 확대에 나섰다.

안산 상권 활성화 힘모아야 할 때
[경기]
세월호 사고로 진도와 함께 극심한 침체기를 겪은 안산시는 요즘에도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안산시내 상권의 중심지라 불리는 중앙역 앞 ‘중앙로’는 반짝이는 간판과 흥겨운 음악 등 여느 거리와 다름이 없지만 상권 관계자들의 속내는 딴판이다. 여성복 가두점 가두점 관계자는 “시간이 흐르면 회복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1년하고 6개월이 지나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아 큰일이다”며 “주변 영업 중인 상점들도 돈 버는 가게는 별로 없을 것 이다. 매출이 나왔다면 빈 가게가 왜 나오냐”며 속내를 털어놨다.

안산시도 이 같은 경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안산국제거리축제, 가구축제 등을 진행했지만 유입 고객 수가 조금 많아졌을 뿐 효과는 잠깐이었다. 하지만 안산의 중심 상권들은 지하철과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매우 좋고 공영 주차장이 있어 자가용을 이용하기도 편하다.

또한 중앙역은 향후 수인선이 완공 되고 신안산역이 2023년에 개통 되면 환승역이 될 예정이다. 그러면 더욱더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충분히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역 상권 이너웨어 가두점 관계자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더 힘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부터 기운 내 상권이 밝아지고 활기차 진다면 매출도 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따뜻한 날씨에 겨울옷 판매 비상
[충청]
연말연시를 맞아 대전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은 막바지 세일로 분주하지만 가두상권 상인들의 한숨소리는 하루하루 커져가고 있다. 특히 대기업 계열의 슈퍼마켓이 골목상권에 입점하며 그나마 생계를 이어가던 소규모 상인들의 매출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은 불균형 성장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대전 가두 상권 패션업체의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원래대로라면 강추위가 시작되야 할 현 시기에 11월 초순을 윗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했던 헤비 아우터 물량과 무스탕 등 한겨울을 겨냥한 아이템들의 매출이 신통치 않다. 11월 초부터 아우터 물량을 준비하며 겨울에 올인했던 업체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전 은행동에서 캐주얼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모 점주는 “이번 겨울은 날씨가 안추워도 너무 안춥다”며 “헤비 아우터 매출로 반짝 호재를 맞을 시기인데 작년에 비해 판매율이 반도 안된다. 이 상태라면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른다”며 답답해 했다. 가두 여성복으로 꾸준한 매출을 이어오고 있었던 모 점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가격이 쎈 패딩이 많이 나가줘야 매출에 균형이 잡히는데 하루에 한장 팔기도 힘들다”며 “날씨가 별로 안추우니까 고객들이 작년에 입던 겨울옷으로 버텨보자는 생각인 것 같다. 스타트가 좋아야 끝이 좋은데 이상태로 계속 가게 되면 2월까지 작년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작년 겨울 매출도 별로 안좋았었다”며 하소연했다.

지역별 맞춤형 상권 활성화 매출 쑥
[강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형형색색의 불빛조명들로 꾸며진 ‘불빛축제’가 원주시 구도심 중 한곳인 중앙로 문화의 거리 밤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내년 1월 6일까지 시민들에게 볼거리 제공을 위해 문화의 거리에 불빛조명시설을 설치해 연말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두점 관계자는 “눈에 띄게 매출이 오르는 건 아니지만 유입 고객 수는 늘고 있다. 대형유통망 평일 휴일 지정 등 상인들과 시가 협력해 침체된 원주시 상권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관광객 수가 늘어나면 주변 가두점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는 가두점들이 밀집한 시내로 관광객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광지 입장권을 매장에서 할인쿠폰으로 사용하는 등 관광-소비 연계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도심 체류형 관광정책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릉시는 밝혔다. 한편, 동해시와 속초시는 지역 소득과 관광객 수 증가가 상대적으로 상권 활성화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속초시 가두점 관계자는 “겨울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대폭 추워진 날씨 덕에 아우터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짝 추위에 아우터 매출 숨통
[경상]
12월 추위가 시작되면서 매출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 미처 아우터를 장만하지 못한 수요가 살아나면서 지난달에 비해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반적인 매출 감소세를 털어버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부산 광복동 상권은 매년 대규모로 진행되는 트리축제가 시작되면서 유동인구가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입되는 발길은 많지만 소비로 이어지기에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의류 보다는 골목골목 들어선 먹거리 가게나 편집샵으로 고객이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권 내 관계자는 “부산 광복동은 글로벌 상권으로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규모면에서 빠지는 게 없다.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점차 늘고 있어 이를 매출로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크리스마스 트리축제도 진행하고 있어 연중 최고 수준의 고객들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점주는 “유동인구만 늘어나면 머하나. 사람들이 객단가 낮은 제품이나 음식점으로만 몰리고 있다. 임대료는 매번 인상되고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올 겨울 매출도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대구 동성로 상권도 연말을 맞아 젊은 층들이 많이 거리로 나오면서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 ‘뉴발란스’ ‘데상트’ 등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 입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겨울에 비…헤비 아이템 판매난
[전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의류 상권이 비상에 걸렸다. 지난해에는 연말 특수와 12월 초중반 영하권 날씨가 지속되면서 막바지 매출 캐기에 다소 힘이 실렸지만 올해는 이너류나 단가가 낮은 코트류 등만이 손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캐주얼이나 아웃도어 스포츠 쪽의 타격이 더욱 크다. 헤비 아우터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 복종의 고단가 상품들이 판매가 원활치 않은데다 일찍부터 꺾어 판 곳이 많아 1월 물량 비상과 수익률 하락이 전망된다. 반면 중저가 단품 경쟁력이 높은 브랜드들 일부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해 팔림세가 다소 있는 편이다.

익산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올해는 날씨 영향도 있고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초반부터 과도한 할인 판매에 의한 선점 효과로 타 브랜드들의 역신장 폭이 크다”며 “전년에 비해 10~15% 역신장한 수치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익산 모현동에는 ‘게스’ ‘코오롱스포츠’ ‘아이더’가 신규 점포로 입점, 새롭게 둥지를 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