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공격 마케팅에…절규하는 협력업체들 - “스베누 살려서라도 돈받고 싶다”
벤더 하이키, 스베누 황 대표 사기혐의 고소 부산 신발공장·전국가맹점 타격 일파만파
2017-01-15 정정숙 기자
“이번 일은 스베누의 대금결제와 대리점에 대한 갑질 행위 등으로 촉발됐다. 부산지역 공장들은 스베누와 하이키가 200억원의 돈을 안주면 물건이라도 받겠다는 최초 공정서를 4월에 받았다.”(스베누 피해자 모임)
“가맹점 앞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스베누 땡처리 상품이 여전히 팔리고 있다.
우리 가맹점이 처음 문을 연 2014년 11월부터 상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스베누 직영점이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팔리는 신상품이 가맹점에는 1~2달이 지나야 들어온다.”(가맹점주 B) 한 브랜드의 몰락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협력 업체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관련기사 PDF 17면 참조
스베누와 중간 벤더사 하이키를 둘러싼 얽히고 설킨 진실 공방으로 부산지역 원부자재 신발 공장과 가맹점주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황효진 스베누 대표가 수백억원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피혁, 부자재 부산 신발공장들은 사상구, 강서구 등에서 위치해 있고 전국 45% 신발을 제조하면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스베누가 지난 2년동안 주문한 수량한 100만족에 이른다. 최근 중간 벤더 업체인 하이키는 스베누가 신발 납품 대금 총 500억원 중에 200억원을 주지 않았다며 황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4월까지 108억원을, 그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추가로 92억여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스베누 황효진 대표는 이와 관련해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갚을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스베누가 AOA, 아이유 등 인기 연예인들을 광고 모델로 세웠고 지난 11월에는 축구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막대한 비용을 들인 공격적 마케팅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발 한 켤레가 만들어지는 데는 100여 가지 넘는 공정이 든다. 부산 공장들은 원자재에서부터 부자재까지 각기 다른 공정과 하청에 하청까지 이어지면서 돈이 맞물려 있다. 모 부자재 공장 관계자는 “5~6곳의 원자재 공장이 28억~40억원 등을 못받았고 7곳의 부자재 채권단이 14억원을 못받았다. 스베누 생산을 주로 하던 공장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유강수 ‘스베누 피해자모임’ 하이키 감사는 “스베누가 벤더사에 대금결제를 하지 못했고 가맹점에는 상품 입고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또 땡처리 물품을 판매하는 등의 갑질 행위로 인해 이 사건이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부산공장과 대리점주 등은 스베누와 지금의 피해상황을 줄여나갈 수 있는 연합 단체를 만들어 함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황효진 스베누 대표는 지난 11일 스베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저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를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