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 접어든 스트리트 브랜드, 방향은?

고객 세분화·시장 확대 ‘기로’…깊이·전문성 갖춰야

2017-04-01     나지현 기자
성숙기에 접어든 스트리트 시장이 수익 구조 확보와 방향성 확립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몇 년간 백화점이 앞 다투어 수수료 혜택을 부여하면서 스트리트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였다. 올해부터는 기존 점포를 제외한 신규 점포에 23~27%의 높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사실상 기회 요인이 줄고 문턱이 높아졌다.

동대문 바잉의 2~2.5배수의 가격 구조가 흔들리고 점당 바잉 MD 체제에서 10여개 이상 볼륨화가 되면서 매장 및 매니저 관리의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 유통 내 이들 브랜드에 면적 할애가 많아지면서 상품 변별력이 희미해지고 겹치는 상품 비중도 높아져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누적된 상황이다. 싼 가격을 내세워 10~20대 젊은 층에 국한된 시장 한계도 고객 세분화와 시장 확대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빌리지 유통의 김근진 본부장은 “백화점에 등록된 편집형 또는 동대문 바잉 스트리트 브랜드만 70여개가 넘는다. 이들 브랜드의 난립과 미흡한 인지도 극복을 위한 카드가 지나치게 가격 경쟁에 치우쳐 우려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임대 수수료의 지속적인 상승과 소수 핵심 인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리스크를 줄이는 구조개혁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글로벌 SPA와 수입 컨템포러리 옷을 경험해 하이엔드 감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합리소비를 원하는 30~40대 고객까지 흡수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백화점 중고가의 50~60%선의 가격 정책을 구사, 퀄리티를 높이고 한층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적용해 까다로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빌리지 유통은 백화점 퀄리티의 상품이지만 트렌드를 흡수하는 스피드와 고감도를 갖춰 3040 세대를 겨냥한 ‘신시아’를 새롭게 선보인다. 30여 년간 동대문 홀세일러 내공을 바탕으로 비어 있는 소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케이컴퍼니는 ‘피그먼트’의 업 버전 격인 ‘인더그레이’를 지난 하반기부터 선보이고 있다.

모노톤과 모던한 감성이 주를 이루며 전 상품 자체제작의 강점을 살려 퀄리티와 감도를 높였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나인온즈’도 3040층을 겨냥한 상품 구성과 카페를 접목한 매장 연출로 타겟층의 소구력을 높였다. 이밖에도 부연미도의 ‘이디피’와 썬큰의 ‘파시페’ 또한 최근 전략 수정을 통해 이 시장 노크에 나섰다. 렙쇼메이도 ‘메종블랑쉬’ 런칭을 통해 합류했다.

유통 한 관계자는 “그 동안 편집형, 동대문 바잉의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수익 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진출해 수없이 생기고 사라졌다”며 “일본의 경우 중고가 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있고 해외 라이센스나 콜라보, PB 등을 통해 견고한 수익 구조가 가능하다. 시장 성숙기를 맞아 국내도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메뉴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