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F/W 헤라서울패션위크 SONG ZIO 컬렉션 - 트레이드마크 ‘강렬하다’ 뛰어넘은 ‘패션아트워크’

베르미용 색조서 영감…독특하고 열정적 터치감 남성복에 접목

2017-04-08     이원형 기자
송지오 디자이너 컬렉션에서의 남성들은 거침없고 마초적이다. 당당한 워킹, 무게감과 스스로의 내면에 침잠해 있는 듯한 심각한 표정도 패션쇼를 보는 관중들을 매료시킨다. 매 시즌 송지오컬렉션을 보며 느끼는 점은 디자이너의 작품세계가 어찌보면 자연스럽게 이 같은 연출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늘 송지오컬렉션에는 ‘강렬하다’ 는 표현이 따른다. 패션디자이너면서 아티스트인 송지오 디자이너는 매 시즌 자신의 그림을 의상에 접목해 패션을 예술로, 또한 격이 높은 상업화를 실현한다.

이번 시즌에도 송지오디자이너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의상에 접목해 주위를 환기시키고 시선을 사로잡았다. ‘베르미용 색조(Vamillon Hue)’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타오르는 불, 혹은 강렬한 노을의 잔영, 어둠속을 통과하는 빛과 같은 그의 작품은 붓의 터치감 같이 섬세하고 열정적으로 의상의 표현력을 높였다.

주홍빛 그림물감을 일컫는 베르미용은 이미 고대 중국에서부터 생성돼 유럽에서 독특한 가공방식으로 각인됐다. 강렬한 만큼 건조가 가장 느린 그림물감으로 알려져 있다. 송지오는 적과 흑, 흑과 초록, 그레이와 블루, 흑과 백으로 가죽자켓, 울 수트, 니트, 코트 등에 더해 열정적으로 혹은 따스함, 강렬함으로 표현했다. 정확한 테일러링의 격조높은 자켓과 오버사이즈된 코트, 작품으로 변화를 준 점퍼 등이 풍성한 긴 통바지와 칠부 니트 팬츠, 볼륨을 강조한 와이드 플리츠 팬츠 등과 매치돼 자연스러우면서 남성성을 강조했다.

남성적인 무게감을 주면서도 구김가공된 양가죽 핸드프린팅 작품은 색다른 맛을 선사했다. 총 33벌의 의상이 각각의 실루엣과 스타일로 뇌리에 남는 것은 송지오만의 터치 때문일 것이다. 더디 마르는 베르미용 물감처럼 열정과 감성역시 쉬이 잊혀지지 않을 ‘SONG ZIO’컬렉션이었다.

한편, 매번 컬렉션의 메인모델로 화제가 됐던 스타 차승원과 함께 13년전 송지오컬렉션에서 모델로 데뷔한 인연으로 함께 런웨이에 오른 배우 이기우의 등장이 무대를 꽉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