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 소형 전문점시대 예고
롯데·AK몰, 홍대 가두점서 격돌…신세계는 대형화
2017-04-15 정정숙 기자
롯데쇼핑와 AK몰이 홍대에 소형 전문점을 열면서 백화점 업태의 변화가 예고된다. 최근 백화점들이 대형화하거나 작은 규모의 기업형슈퍼마켓(SSM) 형태의 상권 밀착형 점포로 차별화된 고객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유통시장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주요 백화점의 작년과 재작년 성장률이 0~1%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홍대입구 상권에 패션 전문점 엘큐브를 지난달 25일 오픈하며 성공적인 횡보를 보이고 있다. 엘큐브는 홍대입구 상권에 10~30대 국내 젊은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모은 편집 매장이다. 상권의 특성을 분석해 F&B를 포함한 총 21개 브랜드가 입점됐다. ‘라인프렌즈’, ‘라 코스메띠끄’ 등 캐릭터숍과 화장품 편집숍 등이 입점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안에 홍대 2호점을 열기 위해 매장을 물색 중이다. 앞으로 지역 맞춤형 리빙·화장품 전문점 및 패션·잡화 렌탈샵 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업계의 장기적인 저성장 및 백화점 업태가 포화상태에 이른만큼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채널을 도입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이 홍대인근 가두점에 진출한 콤팩트 전문점은 일본에서는 이미 이세탄 백화점이 2012년 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세탄 백화점은 화장품, 패션, 잡화 등 6개 컨셉의 전문점을 113개 운영하고 있다. 이세탄 백화점은 2018년까지 전문점을 180여개로 늘리고 매출도 6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K플라자가 지난 7일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피셜 할리데이(OFFICIAL HOLIDAY by KOON)’를 리뉴얼 오픈했고, 지난 8일에는 홍대입구역 인근 와이즈파크 4층에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문점 ‘태그 온(Tag On)’을 열고 신사업 모델을 내세웠다. 오피셜 할리데이와 태그 온은 차별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새로운 컨셉의 편집 전문점이다. 디자이너와 유통업체가 협업해 독자적인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선보이고, 기존 브랜드 중 최고 가성비 상품만을 선정해 제공한다. AK플라자는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모바일 채널 판매를 진행하는 등 옴니채널 마케팅도 함께 펼쳐나갈 계획이다.신세계백화점은 ‘쇼핑 테마파크’개념을 도입해 차별화한다. 지난 2월 새롭게 증축한 강남점에 이어 오는 9월에는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을 오픈할 예정이다.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은 강남의 4.6배 크기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정한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은 원데이 쇼핑, 레저, 힐링의 복합 체류형 공간이다. 컨텐츠, 인테리어,동선 등 모든 요소의 정교한 조합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쉐어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총 1조원이 투자된 대규모 사업이다. 글로벌 쇼핑몰 개발·운영 기업인 미국 터브먼의 자회사인 터브먼 아시아가 49%의 지분을 투자하고, 글로벌 쇼핑몰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신세계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은 터브먼아시아가 한국에 직접 투자한 첫번째 프로젝트이자 신세계그룹 내 역대 최대 외자유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마케팅의 역사는 업태의 역사다. 우리나라 유통의 꽃인 백화점과 마트 등이 저성장 구조에 접어 한계에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게 라이프스타일 소형점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대형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계속 성장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