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응환 유일전산시스템 대표 - 20여년 쌓아온 노하우…경기북부를 스마트공장으로
국내 유일 ‘섬유전문 ERP시스템’ 개발·공급…500여 곳 납품
경기북부 지역 섬유업체의 스마트 공장화 사업은 이 회사가 없었더라면 자칫 무산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업 신청 서류 조차 갖추기 어려울 만큼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10인 이하 제조 기업의 공정과 업무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토털 정보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밖에서 보기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일전산시스템(대표 김응환)은 1988년 창립 초기부터 섬유 원단 기업에 특화된 ERP(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을 개발·공급해 온 이 분야 전문 기업이다. 유일전산시스템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경기북부섬유산업연합회, 삼성전자와 손잡고 이달부터 16개 경기북부 섬유업체에 ERP 시스템을 공급하는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화창한 봄날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유일전산시스템 김응환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일정을 맞추기 위해 벌써부터 직원들이 밤을 세워 일을 하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 이번 스마트 공장화의 핵심은 ERP 시스템 구축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인가.
“원사를 발주하고 입고한 후, 생산(편직)에서 염색, 가공,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동안 경기북부 섬유기업들은 대부분 정보의 관리와 흐름을 수작업에 의존했다. 작업 지시서가 내려가면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을 수행했다. 예를 들어 보자. 대부분 업체의 현장 책임자(공장장)는 본인만 알 수 있는 두툼한 책 한 권 분량의 생산 공정 관리용 다이어리를 갖고 있다. 회사와 관계가 틀어져 이 책에 기록된 노하우가 전수되지 않으면 자칫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후임자가 다시 공정을 바로 잡는데 6개월이 걸린다고 하더라. 이런 모든 정보를 전산화 해 회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원사 소요량은 얼마인지, 재고가 어디에 얼만큼 있는지 등 모든 회사 정보의 위치와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된다. 9월말까지 모든 작업을 끝내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페널티를 물게 되니까 직원들이 밤샘 작업을 하는 거다.”
- 통상 수 천 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고 한다. 1:1 매칭 지원 사업이라 업체들 자금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비용절감 효과가 있나.
“이번에 선정된 16개 기업들에는 1개 업체당 1000~3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1:1 매칭 사업이므로 기업체들은 이 비용의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 표준화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기업들 특성에 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 웨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용이 1/4~1/5까지 줄어 들었다. 업체들의 실 부담금은 500~15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다.”
-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 대부분이 종업원 10인 이하 영세 사업장이다. 이런 소규모 공장에도 ERP 시스템이 효과가 있나.
“규모 작은 영세 업체들은 원사를 들이고 편직한 후, 재고 관리하고 소요량을 산출하는 일을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서 관리를 잘못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단순 작업자는 어떤 재고가 어디에 얼만큼 있는지 조차 파악하기 힘들다. 전산은 크로스 체킹해 모든 정보를 한눈에 세밀히 파악하게 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소규모 공장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서류 갖추는 업무도 버거워하는 영세 기업들이다. 새로운 전산화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부담은 없나.
“프로그램을 익히는 일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 찾는 것보다 쉽다.”(웃음)
- 타 정보 자동화 기업과 비교해 유일전산의 차별화된 장점은 뭔가.
“국내에는 유일전산 외에는 섬유생산 공정과 업무를 정확히 분석할 줄 아는 전문 기업이 없다. 이번에 지원을 받는 업체들 중 다른 곳에서 ERP 시스템을 구축했다가 5000만원 이상을 날린 곳도 꽤 있더라. 섬유 업체 ERP 시스템 구축은 말처럼 쉽지 않다. 상담하러 회사에 가면 담당자들이 눈만 멀뚱히 뜨고 바라본다. 상담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다. 업무를 분석하고 공정을 확립하려면 엄청난 노하우가 쌓여야 된다. 유일전산은 이미 이 분야에서 20년 이상을 일해 왔다. 우리의 핵심 고급 기술 인력은 대부분 17~18년 이상의 전문가들이다. 현재 500여 곳 이상에 시스템을 납품했다. 편직 공장에 ERP를 구축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