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호 초대석] ■ 박은관 시몬느 회장 - 창업 29년 매출 1조 돌파, “세계 명품핸드백 우리가 만들죠”
“시몬느는 사고 싶고, 투자하고 싶고, 일하고 싶은 선망의 기업” 지갑·가슴·머리 채우는 비전 공유…최근 3년 연평균 26% 성장 자체브랜드 ‘0914’ 다음 세대 위한 글로벌 브랜드로
시몬느 매출은 29년 동안 2만5000배 늘었고 최근 3년간(2012~2014년) 연평균 26%씩 성장했다. 그 성장배경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18만개 핸드백 스타일을 만들면서 터득한 기술과 제조방법의 혁신이 있다. 또한 직원들에게 지갑, 가슴, 머리를 채워주는 회사 비전이 엿보인다.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시몬느 성장 비결을 들어보자.
▲지금까지의 성장비결은.
“업계에서는 시몬느를 풀서비스컴퍼니(Full Service Company)라 부른다. 보통 ODM 공장은 제조 설비와 제품 생산, 품질관리 능력이 노하우다. 시몬느는 소재 소싱, 디자인 개발, 브랜드 컨셉까지 잡아준다. DKNY 28년, 마크제이콥스 18년, 마이클코어스는 14년 동안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는 자기들 브랜드 정체성, 판타지 스토리를 갖고 있고 시몬느는 플랫폼 역할을 해준다. 포지셔닝 개발, 가격대, 컨셉 등을 시몬느가 제공한다.
▲급변하는 세계 패션시장에서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시몬느는 OEM·ODM 제조업을 한다. 브랜드 인큐베이팅 힘과 시장 장악력이 있다. 5년 정도 지나면 시몬느 포지셔닝이 달라질 수 있다. 시몬느는 브랜드 인큐베이팅, 경쟁력 있는 브랜드 M&A, 자체 브랜드 육성 등에 투자한다.
▲K한류와 더불어 한국 패션업체들의 해외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업체들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되기 위한 과제는 어떤 것인가. 또 명품이란 무엇이라고 보는가.
“상품은 시대에 상관없이 디자인, 품질, 가격이 좋으면 잘 팔린다. 그러나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여기에 헤리티지, 철학, 전통 등 스토리와 판타지가 있어야 탄생한다. 또 브랜드가 속한 사회 문화적 성숙도가 필요하다. 자체브랜드 ‘0914’는 상품의 3대 요소가 갖춰져 있어 경쟁력이 있다. 이제는 서울에 뿌리를 둔 브랜드가 나올 만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0914는 29년동안 18만개의 다른 핸드백을 만든 산업적 유산을 배경으로 한 시즌에 600여 종류를 개발한다. 또 손의 힘과 땀의 정성이 담긴 독창성이 있는 브랜드다. 다음 세대를 위한 긴 여정을 보고 런칭했다.
▲높은 인건비 때문에 많은 섬유패션 업체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시몬느는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지에 진출했다. 생산품목, 수출화 전략 등 위주로 진출 국가별 차별화 전략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국과 중국이 수교되기 전인 1990년 중국에 진출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 중국,베트남 등 총 7개 공장이 해외에 있다. 3만여명의 직원들이 있다. 시몬느 공장에서 만드는 상품은 가격이 높다. 생산물량의 20~30%는 한국에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26년전 서울 근교에서는 공장 3개 정도를 지을 20만평의 땅과 3만명의 인력을 구할 수 없었다. 해외 생산기지 공장별 차이는 거의 없다. 올해부터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수출할 때 핸드백 관세가 없어졌다. 올해 6000평 규모의 인도네시아 공장을 하나 더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로 20년 됐다.”
▲시몬느가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이 됐다. 좋은 인재를 끌어들여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시몬느 국내 직원은 350명이다. 이중 20년이상 경력자가 70명이다. 10년 이상된 직원은 180명이다. 핸드백을 제조하는 시몬느는 소프트웨어 장사에 해당한다. 패션업종은 경험, 감각, 끼가 중요하다. 내가 할 역할은 그런 친구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드는 것이다. 회사에 마냥 충성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대표나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곳에 있든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든 직원들은 얻을 것이 있으면 동기를 부여받는다. 그것이 머리 채우기 운동이다. 마지막으로 가슴 채워주기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