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제친 이란 섬유시장은 엘도라도
對이란 ‘스판덱스·폴리직물’ 수출 기대높아
경제사절단 방문 섬유·의류 기업들 큰 성과
협상력 발휘해 금융·제도적 뒷받침 선행돼야
2017-05-20 정기창 기자
최근 對이란 경제사절단 파견을 계기로 이란을 비롯한 중동 시장에 대한 정부와 업계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란을 방문한 섬유패션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고품질을 바탕으로 대량의 신규 오더를 창출해 향후 현지시장 개척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 젖힌 상태다. 핵심은 양국 정부 협상을 통한 금융·제도적 뒷받침과 업계 차원의 자정 노력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란은 국제통화 기준인 달러 결재가 불가능한 만큼 원화 결재가 가능토록 이란 정부가 섬유, 의류 등 소비재에 대한 외화배정에 나서도록 설득하거나, 신뢰도 있는 유로화 또는 엔화 결재를 위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미국의 對이란 경제제재는 해제 됐지만 가장 중요한 우선제재조치(Primary Sanction,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의 이란거래 금지)는 풀리지 않은 상태라서 달러 결재가 불가능한 상태다. 국내 기업이 수출입 대금을 주거나 받기 위해 달러로 환전하려면 미국 금융기관의 중개가 필요한데 이 길이 막혀 있는 것이다.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제3국 통화 결재 또는 외환배정을 통해 수출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이란을 방문하고 돌아온 티케이케미칼(TKC) 곽인근 스판덱스 사업부장은 “제3국 통화인 유로, 엔화 등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차질 없는 공장 설립을 위해) 과실송금, 현지 자금 조달 같은 제조업체들에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TKC는 1차로 800억원을 투자해 이란 현지에 스판덱스 공장을 설립하는 MOU를 맺었다. TKC는 다수의 후보지 중 테헤란 인근을 가장 유력한 공장 부지로 보고 있다.이번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란을 다녀온 민은기 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은 “(우리 경쟁국인) 중국은 매우 적극적으로 이란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소규모 거래가 많은 섬유, 의류 등 소비재 품목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양국 정부간 정책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이사장은 이란 경제사절단 귀국 후 지난 11일 열린 ‘경제외교 성과 확산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부분을 직접 언급하고 “따로 대금 결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이란은 주변 아랍국가들과 다른 원색을 사용한 화려한 컬러와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확대의 여지가 매우 크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특히 화장품 시장의 경우 이란은 세계 7위권에 속해 있을 만큼 여성들의 소비재 구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민은기 이사장은 “이란 여성들은 몸에 붙는 신축성 있는 옷을 많이 입어 우리가 강한 스판덱스 수요 뿐만 아니라 화려한 컬러와 디자인을 선호해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에서 우리업체들간 과당 경쟁은 지속적인 제품 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이에 대한 업계 차원의 자정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섬유수출입조합은 성광, 성안, 을화 등 주요 5개 업체들 위주로 과당 경쟁 방지를 위한 대책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