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첨단 3D ‘O2O 서비스’ 동맹
서울대 피센·비젼테크, 3D 인체측정·가상피팅 솔루션 합작
백화점에서 치수 재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원스톱 쇼핑 서비스
2017-06-03 정기창 기자
#여름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살을 뺀 20대 초반 여성 A씨는 최근 시내 모 백화점을 찾았다. 그는 몸매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옷을 고르기 위해 2층 여성복 매장에서 3D 인체측정 시스템으로 정확히 치수를 잰 다음 몸에 꼭 맞는 옷을 골랐다.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이 백화점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추가로 옷 2~3벌을 더 구매했다. 백화점에서 측정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아바타에 옷을 입혀보니 블루 계열 블라우스와 네이비 팬츠가 눈에 딱 들어왔다. 옷 고르는 안목이 깐깐한 A씨는 이전에는 옷을 살 때 항상 매장을 방문했지만 이제는 주로 집에서 쇼핑을 즐길 생각이다. 3D 인체측정과 가상 피팅 시스템 덕분에 더운 여름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바깥에 나갈 일이 없어진 것이다.조만간 국내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첨단 O2O 서비스로 쇼핑 환경이 더욱 편리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원스톱 쇼핑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IT기술과 선진 유통 시스템을 보유한 국내 패션업체들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대학교 교내 벤처기업인 (주)피센과 3D 인체측정 시스템 ‘심캐드(SYMCAD)’ 국내 공급사인 (주)비젼테크(대표 박찬홍)가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양사는 최근 3D 가상 피팅 시스템 ‘DC스위트(DC Suite)’와 심캐드를 결합한 최첨단 3D O2O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심캐드로 정확한 신체 치수를 잰 다음 피센의 DC스위트를 이용해 자신에 맞는 의상 스타일과 색상을 고르는 방식이다. 팔·다리 길이, 허리·가슴 둘레 뿐만 아니라 발목 굵기와 손가락 길이 같은 110여 가지에 이르는 신체 구석구석을 측정한(심캐드) 뒤 이를 가상피팅 시스템(DC스위트)으로 내 몸과 똑같은 손바닥만한 아바타를 생성하는 것이다.서울대학교 고형석 교수(서울대 디지털클로딩센터장)는 “심캐드에 DC스위트를 탑재해 신체 측정에서 의류 선택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 졌다”며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피센의 DC스위트는 기술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박찬홍 비젼테크 대표는 “심캐드 생산기업인 프랑스 텔마(TELMAT)가 먼저 피센과 협업을 제안했다”며 “두 제품 모두 3D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양사간 기술적 결합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의류 패션 하이테크 기술 및 시스템 운용 분야 세계 최고 프랑스 기업이 한국의 3D 기술력을 높이 산 것이다.유통 및 패션의류업계도 흐름을 타고 있다. 비젼테크에 따르면 국내 빅3 백화점 중 한 곳이 제품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모 패션 브랜드는 자사 대리점 100여 곳에 심캐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젼테크는 이를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3D 인체측정 및 가상 피팅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박찬홍 대표는 “올 들어 백화점, 쇼핑몰 등 유통기업 및 패션 브랜드, 대리점 체재의 대형 맞춤양복기업으로부터 상담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며 “최근 알파고의 영향으로 컴퓨터에 대한 일반인들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3D 가상 피팅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영국 미테일(Metail)社와 손잡고 ‘Try Clothes Online’ 서비스를 7월31일까지 시범 운영한다. ‘럭키슈에뜨’의 2016년 봄여름 상품 약 100개 스타일을 온라인 아바타로 입어 보는 방식이다. 이 회사 김정림 상무는 “근 미래에 다가올 스마트 패션 서비스의 가능성에 대해 시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