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잘못 휘두른 칼날, 패션업계 발목잡는다
2017-06-18 정정숙 기자
최근 몇 년째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기존 대형유통점은 성장이 멈춘 상태다. 세계시장도 저성장구조에 빠졌다. 국내 백화점과 아울렛 등 유통점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은 작은 땅에 비해 기형적으로 유통채널이 많다. 대형 유통 3사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 롯데팩토리아울렛 가산점 등 신규로 들어선 점포의 패션브랜드 매출이 부진한 상태다. 유통 3사가 경쟁적으로 확장한 탓이다. 이런 확산은 업체에 영향을 미친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이 생길 때마다 브랜드업체는 경영전략과 관계없이 입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칼자루는 백화점 유통사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의 탁상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래부가 롯데홈쇼핑에 내린 ‘프라임타임 6개월 업무정지(9월 29일부터 6개월간)’ 행정처분이 400여 중소중견 업체로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래부가 6개월전 시즌 기획과 생산에 들어가는 패션계의 시스템을 무시한 결과다. 패션계에서 중간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업체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업체 관계자는 “세계적 현상과 같이 한국에도 인구감소로 인해 소비절벽이 오고 있다. 일본과 비슷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은 이로 인해 소비가 줄어드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 2~3년 후면 더 큰 경제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위기 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다. 최근 업체들은 점포확대보다는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효율경영에 집중한다. 모바일을 강화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형 유통사나 정부의 비상식적 행동이 패션업계 중소 중견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다.해외에서는 K패션·뷰티 등 한류 문화가 각광받고 있다. 정부나 대형 유통사의 잘못 휘두른 칼날에 창조산업 분야의 하나인 패션이 된서리를 맞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