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언론이 정도를…이영희 기자
1999-09-19 한국섬유신문
IMF체제아래서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언론은 정도를 걸
어야 한다.
끝도 없이 어두울것만 같은 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업계에 전문지는 특히 앞길을 밝히고 방향을 제시해 주
는 형광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어려울때일수록 상인은 상도의를 지켜야 하고 업계는
본분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면 전문언론역시 어떤 기
류에 편승하는 얄팍한 치부를 드러내서는 안될 것이다.
언론은 정보전달기능과 동시에 바람직한 분위기를 이끌
어 나가기 위한 선도기능을 더불어 수행한다. 특히 요
즘같이 끝도 보이지않는 불황의 터널을 헤매일때야 더
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최근 기업이 살아남아야한다는 절대절명의 위기의식속
에서 한가지 목표를 향해서 매진하듯 전문언론역시 열
악한 환경속에서 같은 목적을 갖고 사력을 다 할 수밖
에 없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올바른 정보전달기능과 업계 선도
의 기능이 희석되다 못해 마치 특정 업체의 사보를 방
불케하는 판촉의 역할에 치중하는 치부를 보이는 일부
언론은 업계에 씁씁한 비애감을 안겨줄뿐만 아니라 동
종매체에게는 부끄러움과 비애감을 안겨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사흘굶어 양반행세 할수 없
다」는 속담이 있듯 언론도 살아남아야 향후 제기능을
할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면 달리 반론을 펼 생각은 없
다. 그러나 어려울때일수록 언론이 중심이 되어 정도를
걸어야만 전문업계가 더욱 발전하는데 선도적인 기능을
할수 있는 만큼 지극히 시한부적인 발상은 근절돼야 한
다.
업계가 전문지의 이와같은 일면을 꼬집어 지적한다면
다분히 반성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언론이
정도를 걷고 업계와 함께 성장하기위해서는 업계도 노
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해외의 경우 전문
업계와 전문지의 경우 아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
고 일간언론지보다 더욱 소중히 하는 자세를 보인다.
패션선진국일 경우 더욱 전문지와 전문기자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그러나 아직 우리패션업계는 전문지
보다는 대중적인 인기에 편승하는 얄팍한 속셈이 득세
하고 있는데다 그냥 광고수주를 위해 듣기 좋은 말만
골라하고 기사화하는 언론인(?)을 오히려 높게 평가하
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과장되지않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 묵묵히 정도언론을
펴는 전문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볼수있고 또한 옥석을
가려 질타를 서슴지않는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전문지는
업계의 등대역할을 수행할수있을것으로 여긴다.
<이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