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패션시장, 저성장 덫에…新성장동력 발굴 시급
올해 8년만에 0.1% 마이너스 성장
꽃중년 남성, 강력한 소비계층 부상
2017-07-22 정정숙 기자
2016년 한국 패션시장이 역신장하며 앞으로 이같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패션시장 규모는 2008년 4.1% 역신장 이후 8년 만에 전년대비 0.1% 소폭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지속된 저서장 기조와 더불어 소비시장에 새로운 변화나 성장동력이 전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패션인트렌드는 지난 15일 섬유센터에서 ‘한국 패션시장의 2015년 실적 및 2016년 전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패션 시장은 전년 대비 0.9% 하락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소비자 잠재 수요가 점차 회복돼 0.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가방(-6.6%), 스포츠의류(-2.6), 남성복(-1.8), 캐주얼(-1.0%), 여성복(-0.7%) 순으로 하락률이 컸다.
반면 하반기에는 대부분 의류 업종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아동복이 2.6% 증가해 소비심리 회복의 가장 큰 수혜 품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복은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 2.0% 성장해 올 한해 시장 규모는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복은 하반기 중 1.4%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패션 시장은 2015년 40조원 시대를 맞았다. 2000년대 초반과 후반에는 각각 캐주얼복과 수입명품이 시장을 이끌어가는 성장동력이었다. 2010년 이후는 스포츠 아웃도어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패션인트렌드는 2015년에는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기업 41곳이 전체 패션시장의 58.3%를 차지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 소유 유형별로 분석하면 토종은 대부분 역신장 한 반면 외자 및 일본 기업은 고성장했다.
에프알엘코리아, 자라리테일코리아, 데상트코리아, 프라다코리아 등 외자기업의 성장률이 높았고 국내 기업 중에는 한섬, LF그룹, 신성통상 등의 매출이 상승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 코오롱패션, 형지그룹, 세정그룹 등 패션대기업과 케이투코리아, 휠라코리아 등 스포츠기업은 역신장했다.
2010년~2015년 중에는 스포츠복 및 이와 관련된 용품 시장이 패션 트렌드를 이끌었다. 2010년 11.2%를 차지하던 스포츠복은 5년 동안 8.5% 포인트(19.6%) 성장하며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 8개 업종 중 시장 규모 상위 3개 품목인 캐주얼복과 스포츠복, 신발은 전체의 67.7%(27조3873억원)를 차지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남성복의 약진이다. 남성복은 스포츠 패션 시장이 커지던 2005년부터 여성복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40대 어덜트 남성이 신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2010년에는 남성복 시장 규모가 여성복보다 1조4000억원 이상 컸다. 그러나 이후 이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해 작년에는 남성복 시장이 약 3760억원 정도 높았다.
이유순 이사는 “3040 세대 골드미스터의 패션지향 소비가 늘고 50대 어덜트층이 실용적인 아웃도어를 구매하면서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골드미스터인 꽃중년이라 불리는 40대 ‘아재’가 신소비 주축으로 고착되는 추세다. 50대 이상은 2015년 전체 패션시장 소비자의 34.0%를 차지했다. 반면 1980년 초반~2000년 초반에 출생한 1020 밀레니얼 세대는 인구층 감소로 시장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