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가죽산업교류 확대하면 큰 시너지 효과 기대
인도 가죽산업을 알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지난 17일 인도 가죽수출위원회(CLE, Council for Leather Exports)와 주한 인도 대사관이 주최한 인도 가죽 수출 상담회(BSM, Buyer - Seller Meet) 및 가죽 프로모션 이벤트는 인도의 가죽산업을 이해 할 수 있는 주요행사로 부각됐다.
인도는 인구 13억 명에 달하는 주요 소비국이면서 세계적인 가죽 생산국이다. 인도가죽수출위원회는 전국 지사를 포함 약 4000여개의 회원사를 거느린 대단위 협회다. 행사 진행을 위해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무크타룰 아민(Mukhtarul Amin) 회장은 인도의 가죽사랑 예찬자다. 인도정부는 가죽수출지향 정책을 수립, 기업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자체 디자인력 강화에도 투자하고 있다.
아민 회장은 “왜 아직까지 한 번도 안 와 봤을까”라고 되뇌며 앞으로는 더 자주 오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첫 방문인 만큼 느낀 점도 많았다. 한국은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라고 토로한다. 그는 행사 전날인 16일 오후, 주요시장을 둘러보며 어떤 제품들이 판매되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매장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한국 브랜드 제품과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을 집중분석 했다. 상품은 품질은 좋았으나 가격은 비교적 높다는 생각이다. 이런 정도면 인도에서도 충분히 생산 가능하다는 확신까지 들었다.
인도는 노동력이 풍부하고 원자재는 다양하다. 전 세계 원피 생산의 10%를 인도에서 공급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특종 가죽은 물론 다양한 등급의 원피, 양이나 물소 소 염소 등을 모두 취급한다. 인도는 그동안 유럽 시장에 주력해 왔다.
유럽의 주요 브랜드 제품은 거의 모두 인도에서 만든다. 인도에서 마지막 공정 직전까지 만들어 본국에서 최종 마무리 지을 뿐이다. 인도는 유럽에 이어 시장개척을 적극 전개하면서 최근 미주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미국의 많은 소매업체와 브랜드 들이 인도를 찾아온다.
민·관 협력으로 가죽산업 부흥
인도는 인도 가죽을 알리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다.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며, 새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위해 이곳 한국도 찾았다. 현재 인도는 점유율은 낮고 잠재력은 높은 시장으로 봐야 한다. 한국 역시 인도 점유율은 낮다.
아민 회장은 “오늘 BSM(가죽 수출 상담회)을 흥분된 마음으로 시작했으며,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하게 될 거라는 강한 확신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피혁시장에서 인도점유율은 1.3% 정도로 파악된다”며 “이는 양국간 상호 가능성의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를 가늠해 준다”고 덧붙였다.
인도 가죽수출업계는 디자인력 강화에 대해 많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인다. 이제부터는 많은 기업들이 자체 디자인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협회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디자인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이면 만 3년이 되는 디자인 페어가 그것이다. 전 세계 유능한 디자이너들을 초청하고 인도가죽산업과 가죽제품들을 교류하게 한다. 여러 나라의 좋은 디자인을 보면서 디자인의 살아있는 교육 훈련을 제공받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인도디자인 역량도 강화될 것이다.”
인도 전역에 가죽산업 클러스터 구축
인도는 오래 전부터 소를 숭배하고 신성시하는 전통이 있다.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닌 수 천 년 전통이다. 하지만 산업 경제와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닌 것들도 많다. 아민 회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의 절반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의 양과 염소 가죽은 품질이 최상이다. 우수한 품질을 제공하는 좋은 물소도 많이 기른다. (인도에서 물소는 숭배 대상이 아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인도로 들어오는 제품은 면세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혹은 미국이나 남미, 러시아산 원피 가죽제품을 소싱하기 용이하며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곳도 많다.”
인도 각지의 클러스터는 각각 특화된 제품들을 생산한다. 태닝은 크게 북부와 남부 두 개 지역에서 나온다. 남부는 염소 양 등 라이트 한 가죽소재, 북부는 헤비한 소재들을 다룬다. 또 인도 전역 3곳에 있는 가죽 제품 클러스터는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는 전 세계 4대 가죽제품 수출국이다. 가죽의류 수출과 제화 생산량은 각각 2위 규모다. 아민 회장은 “인도 가죽이야 말로 인도의 대표브랜드”라고 역설한다. 이번 행사는 인도 가죽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자리다. 인도 가죽산업의 힘은 가공에서 나온다. 피혁제품은 반제품 상태로 들여와 마무리작업만 자국에서 진행한다.
이런 생산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전문가를 인도로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피혁산업 종사자도 초대한다. 다가올 9월에는 수출입 담당자들을 초청해 양국간 만남의 장을 가질 예정이다.
“아마도 9월 23일 즈음일 것 같다. 왕복 항공권과 현지 체류비까지 지원한다. 전시회에 참여해 고품질의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공장방문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생산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여성근로자 인권향상에 기여
아민 회장은 “인도는 한마디로 품질 좋고 경쟁력 있는 가죽산업을 보유한 나라”라고 말한다. 가죽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인도에서만 400만명이 가죽산업에 종사하며 이 중 30%는 여성이다. 가죽산업으로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고 자립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단순한 공장근로자에서 나아가 사회적으로 동등하게 경제활동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안에서 디자이너 역할도 하고 있다. 인도 가죽산업이 ‘평등과 함께 가는 품질’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배경이다.
‘슈퍼하우스리미티드’는 아민 회장이 직접 경영하는 가죽전문회사다. 규모를 상상하게 하는 회사명이 독특하다. 가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2곳의 태너리를 운영하며 월 200만㎡ 가죽을 생산한다. 제화공장은 3곳에 이른다. 아그라 공장은 여성화, 캄프티 공장은 남성화를 만들며 이외에도 안전화나 워커 등 여러 종류의 슈즈를 생산하고 있다.
각 공장에는 PU머신 등 최신 기종의 설비를 가동해 해외로 직접 수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형가죽 제품생산을 전담하는 캄프티 공장은 남성용 가죽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출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신발은 물론 남성용 가방까지 만들며, 여성핸드백도 제작한다. 전 세계 주요국가에 글로벌 영업조직도 갖췄다.
‘알렌쿠퍼’는 내수 브랜드로 인지도가 꽤 높다. “인도는 13억명의 소비자를 가진 나라다. 최근 소득수준이 향상돼 구매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산을 선호하는 인구도 많을 것이다. 더 나은 수입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한국의 좋은 브랜드들이 인도를 거점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또 인도는 해외브랜드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기업의 인도 투자를 추천한다. 조인트 벤처 형태의 인도 진출도 가능하다.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매년 한국을 찾을 것이다. 양국간 산업의 이해증진을 통한 교류 활성화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