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에는 오히려 전년보다 매출 줄어
“6일 이후 손님 10명 중 7~8명은 코로나상생 국민지원금(이하 국민지원금)으로 결제했다. 5차 국민지원금으로 손님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홍대 상권 편집샵 매니저)
“매장 고객 중 절반 이상이 파주와 일산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파주 주민은 지역이 달라 지원금으로 상품을 살 수 없다며 볼멘소리 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모 브랜드 일산 덕이점 점장)
패션 종사자들은 5차 ‘코로나상생 국민지원금’ 효과가 1차 때보다 줄어들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냈다. 작년 5월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가계 지출 위주였다면 올해 국민지원금은 개인 소비에 집중됐다. 작년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4인 가구 세대주에 100만원을 지급했고 지난 6일부터 지급된 5차 국민지원금은 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이다.
전통시장, 동네 슈퍼마켓, 의류 가두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대기업 백화점, 아울렛 등은 제외됐다. 패션 업계는 작년 일부 허용됐던 아울렛이 빠지면서 소비 대상이 더 줄어들고 1인당 지급으로 객단가가 낮아지면서 매출 상승 효과가 다소 낮았다고 말했다.
국민지원금 지급 셋째주에 속하는 지난달 28일 낮 1시 홍대거리에 위치한 ABC마트, 에스마켓, 및 의류 매장에는 고객이 거의 없었다. 매장 유리문 앞에는 ‘재난 지원금 사용가능 매장’ 안내 문만 눈에 띄고 거리에는 드물게 매장을 지나가는 사람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의류 매장의 한 매니저는 “고객들은 코로나 이후 조금 더 늘었지만 1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때의 폭발적 호응은 없었다 6일 이후 하루 고객 70~80%가 국민지원금으로 결재했는데 이번주부터는 다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작년 대비 효과 미비
아웃도어 업계는 지원금 효과에 대해 가두점이 수혜를 입었지만 작년처럼 폭발적 반응은 없다고 전했다. 9월 구매 고객 중 20~30%정도가 국민지원금으로 구매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로드샵의 경우 지원금 사용 형태가 달라지면서 매장 위치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작년 아웃도어 브랜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5월 셋째 주말 매출이 많게는 2배까지 성장했다.
업계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아웃도어 매출 상위 5곳(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케이투, 블랙야크, 네파)의 9월 둘째주(9월6일~9월12일) 매출은 9월 첫째주(8월30일~9월5일) 대비 21~44% 늘었다. 9월 넷째 주(9월20일~26일) 노스페이스와 케이투 매출은 오히려 각각 1.7%와 3.4%를 줄었다.
케이투 관계자는 “4050 세대주가 주 고객인 아웃도어 브랜드 상품은 25만원을 넘는 고가 제품이 많다. 작년은 세대주가 100만원을 한꺼번에 사용하면서 판매 객단가가 높았고 이번은 1인당 25만원 지급으로 객단가가 낮았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등산인구가 늘었고 작년 2차 대유행 여파의 감소폭이 개선돼 매출이 늘어난 자연스러운 패턴으로 볼 수 있다”며 “오히려 9월 넷째주 매출은 전주 대비 보합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웃도어 관계자는 “상생지원금 미사용처인 백화점 매출도 상승하고 있다. 가두점 기준 9월6일 이후 매출이 1.5배 늘어났다. 이중 10~20% 정도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1차 재난지원금이 가족단위 소비 촉진이었다면 이번은 개인 소비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2030세대의 경우 평소 사고 싶었던 충동 구매 제품을 산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6일 이후 편의점에서 갤럭시워치와 에어팟 등의 가전 상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스마트경영과 교수는 “1차 재난지원금은 부모세대가 가계에 필요한 의류나 생산용품에 집중했다. 5차 국민지원금은 개인이 평소 특템할 수 있는 충동구매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은 타 업종에 비해 성장 중이다. 지원금은 누구를 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소비 단위를 살펴보고 코로나로 타격이 큰 자영업자에 속하는 업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설계가 필요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