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빨라진 추위 ‘구스이불’…함량미달 우려
[한섬칼럼] 빨라진 추위 ‘구스이불’…함량미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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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시장, 코로나 최대수혜주
충전재 구스함량 신뢰중요
눈을 감고도 보이는 편안함
30년 전 대세어 ‘오리털이불’
눈속임, 품질 농락…오래못가 

갑자기 겨울, 구스이불을 찾는 발길이 바빠졌다. 
몇 년 동안 구스이불 시장은 성황을 이뤘다. 코로나19 속에도 침구시장은 가장 큰 수혜주라는 평가다. 이에 뒤질세라 신생업체도 늘어났다.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으로 집콕 소비자를 겨냥했다. 손안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수많은 제품들 중에서 구스이불은 충전재 함량과 디자인 품질이 중요하다. 고객이 눈을 부릅뜨고도 볼 수 없는 충전재의 함량,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구스이불은 가볍고 따뜻하다. 
겨울 이불의 다크호스로, 과거 30년 전에도 최대어였다. 하지만 보이지 않은 품질 함량을 농락하면서 시장은 잠시 반짝하고 사라졌다. 몇 해 전 작고한 태평양물산 임병태 회장은 “구스다운은 추운겨울 하늘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면서 “이렇게 좋은 충전재가 원단 속에만 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눈을 뜨고도 볼 수가 없다. 색상은 검정인지 백색인지 알 수 없는데다가 색상보다 더 중요한 솜털과 깃털의 함량인데 이것을 알아내기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시즌 최고 상품으로 등극한 구스이불은 인터넷만 켜도 쉽게 접한다. 각종 포탈에서 구스이불만 클릭해도 화려한 홍보물로 넘쳐난다. 하나하나 열어보고 비교해서 살펴봐도 가격대 역시 천차만별이다. 

이불은 이제, 무겁고 추운 데서 벗어나 구스이불로 대체되는 모습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소득증대를 내세우지 않아도 편리성과 우수성을 찾아서 자연스럽게 대세시장이 됐다. 고급 호텔에서 처음 만난 구스이불은 새하얀 커버에 싸여 가볍고 따뜻하게 다가서며, 호텔구스이불로 등극했다. 구스이불하면 호텔 구스일 정도다. 

이불은 소재 선택도 중요하다. 피부에 닿았을 때 촉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순면원단, 최근 부상한 모달이나 텐셀 섬유 등은 지속가능한 친환경이라는 것만으로도 우대받는다. 

건강의 척도인 수면은 이불에서 시작된다. 예나 지금이나. 이불을 빗댄 격언들도 많다. ‘바위를 베개 삼고 가랑잎을 이불로 삼는다.’는 말이 있다. 고생스럽게 지내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만, 적어도 가랑잎 자체는 너무나 가벼운 이불 같다. 전혀 고생스럽지도 않은 요즘 세상에 베개도 기능성으로 뭉쳤다. 수면과학 숙면 건강을 내걸며 수없이 쏟아진다. 사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우려시킬 정도다.   

이불은 국어사전에서, 잘 때 몸을 덮기 위해 피륙 같은 것으로 만든 침구의 하나로 솜을 넣기도 하며, 솜이불, 겹이불, 홑이불 따위가 있다. 쇼핑용어 사전에는 수면 중에 몸의 체온을 유지시켜 숙면을 돕는다. 극세사 양모 거위 오리털 등 다양한 종류의 이불솜이 있다. 계절이나 개인별 체질에 따라 선택할 것을 권한다. 

인간은 체온을 유지하는 정온 동물이다. 날씨가 더우면 땀을 흘리고, 추우면 몸을 떨든지 운동을 해서 열을 생산한다. 수면 상태가 되면, 체온 관리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신체 특성상 체온 변화를 억제해 주는 털이 없어 더욱 위험해진다. 수면 상태에서 가사 상태에 들어서기 때문에, 체온 관리를 명령하는 뇌의 기관마저도 그 기능이 현저히 낮아진다. 저온은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기에 무방비로 잠든다면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심하면 동사하기도 한다. 수면 중에 체온 유지를 위해 이불을 덮는 것이다.

이불을 비유한 풍자어도 많다. ‘이불 밑에 엿 묻었나?’ 곧 녹아 흐를 것이니 바삐 돌아가서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황소 제 이불 뜯어 먹기’라는 말도 있다. 어떤 일을 한 결과가 결국 제 손해가 되었다는 것이다. 구스 이불, 품질에 대한 신뢰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생겨난다. 눈을 감고도 보이는 편안한 구스이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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