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동대문, 제3차 대호황은 올 것인가
[한섬칼럼] 동대문, 제3차 대호황은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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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중 사드 사태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에
동대문 시장 초토화
무한 확장력의 온라인플랫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문

동대문 시장은 2015년 사드(THADD) 사태로 카운터 펀치를 맞았다. 당시 시장 경기를 주도했던 중국 바이어들은 자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에 따라 동대문 시장에서 발을 빼고 일순간에 자취를 감췄다. 많게는 매출의 약 70~80%를 중국 바이어에 의존했던 일대 쇼핑몰 경기는 급속히 냉각됐고 끔찍한 악몽이 시작됐다. 누구도 몰랐다. 이 악몽이 파국의 서막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2020년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대유행은 그로기 상태에 놓인 시장에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 완전히 봉쇄되면서 상가 매출은 반의 반 토막이 나고 이들이 빠져나간 빈자리, 점포 공실율은 40%에 육박했다. 

동대문 시장은 도매 상가인 아트프라자, 디자이너클럽으로 대변되는 1980~1990년대 1차 대호황을 지나 2000년을 전후로 소매 쇼핑몰 전성기가 몰고온 2차 대호황을 누렸다. 그리고 중국 러시아 등지의 바이어들 유입이 본격화된 2000년대 말을 기점으로 내수에서 나아가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제3차 대호황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이 기대는 연달아 터진 두번의 악재로 채 10년을 넘어가지 못했다.

시장 종사자들은 코로나19로 결정타를 맞은 현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면초가에 놓인 동대문시장의 미래는 과연 암울하기만 할 것인가. 최근 수년 사이 동대문 시장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표방하는 이들 기업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혁신적 사고와 IT기술을 무기로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 나가고 있다. 다루는 상품도 부자재에서 원단, 의류 완제품까지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이보다 앞서 동대문 쇼핑몰들은 간헐적으로 자체 온라인몰 구축을 시도했지만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개별 상가에 입점한 상인들만으로는 고객을 모을 동력이 부족했고 상품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명백한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도소매가 공존하는 유통의 특수성도 타겟 시장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방해하는 구조적 문제를 떠 안겼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은 주야(晝夜)로 구분된 도소매시장, 상인·상품의 경계를 뛰어넘는 무한한 시공간 확장력을 바탕으로 저변을 날로 확대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 예상보다 몇배나 더 빠른 속도로 미래 시대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동대문 시장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의 출현은 그래서 반가움이 앞선다.

한국 유통산업사에 일대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동대문 소매 시장 전성기는 밀리오레가 열었다. 당시 이 소매 쇼핑몰의 앞날에 대한 전망은 코로나19로 망가져가는 현 동대문시장의 전도보다 더 암울했다. 10명 중 9명은 ‘필패(必敗)’로 봤다.

1998년 8월 28일 오픈한 밀리오레는 점포가 채 20%도 차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후 1999년의 첫 날을 맞기도 전에 대성공의 신호탄을 올리며 화려하게 동대문 유통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IMF 외환위기로 실직한 제도권 디자이너와 MD를 흡수, 시장 진입의 허들을 낮추고 이들이 가진 노하우를 공유했다.

몰 앞에는 옷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형 무대를 만들어 대중이 참여하는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어냈고 동대문 쇼핑몰 최초로 기자실을 설치, 긴밀하고 견고한 소통의 통로를 뚫었다. 새로운 콘텐츠와 혁신적 마케팅의 신선한 결합은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두산몰과 APM 같은 후발주자들 참여를 이끌어 냈다. 

정부는 11월 1일을 기점으로 ‘위드 코로나’ 조치를 단행했다.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풀리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변화를 읽고 있는 누군가가 미래의 성공을 낚아챌 것이다. 단초는 아마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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