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발등에 떨어진 불, 기업만 아우성
[한섬칼럼] 발등에 떨어진 불, 기업만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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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패션 미래 먹거리 맞지만 
올해는 기업의 실질 지원이 먼저다

신규 투자금 없어 흑자내고도 위태위태
기업이 살아야 섬유패션산업계가 산다

패션 업체 A사는 코로나가 닥친 2020년과 2021년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은 부진을 딛고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그러나 올해 제품 생산자금에 투입할 돈이 마르고 있다. 협력업체까지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 기업은 코로나 19가 닥치기 전까지 우량기업이었다. 

올해 고금리·고환율·고물가 3고 현상으로 기업들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경영이 힘든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업계에는 회사들이 매출이 줄어들면서,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상환해야할 원금 등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섬유패션기업들은 고립무원 처지에서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A사는 지난 2년 동안 인력 구조조정으로 은행 빚을 일부 갚았다. 무급휴가 등을 통해 온갖 비용을 줄였다. 코로나 이전에는 원금 상환이 연장됐지만, 은행권은 코로나 시기에 회사가 필요한 신규 투자금을 빌려주지 않았고, 상환 유예도 연장해 주지 않았다. 이 기업은 2022년 흑자에 성공했지만, 기업 경영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올해 제품 생산 자금까지 모자랄 판이다. 협력업체가 줄줄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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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들은 하루 하루 버티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오너들은 밑바닥부터 일군 회사를 엑시트하기 보다는 기업을 계속 성장시키고 싶다는 자부심이 높다. 

A기업에게는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만든 기업구조혁신펀드조차 도움이 안 됐다. A사는 기업을 통째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상생을 하고 싶지만, 기업구조혁신펀드에서 내세우는 건, 지분 50%가 넘는 매각에 가까운 제안이었다. 

구랍 27일 LG경영연구원이 발표한 ‘경영인을 위한 2023년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작년 3.2%에서 올해 2.2%로 1%포인트, 한국 경제 성장률은 2.5%에서 1.4%로 1.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증가율이 0%대로 하락하면서 무역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작년 11월 11일 섬유의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인력부족 문제 ▲새정부가 337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 프로젝트 규제 개선 발굴 ▲원가상승으로 인한 비용부담 대책 ▲ 24년 발효될 이후 EU 공급망 실사 등의 대내외적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장에서 만난 섬유패션인들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이같은 지원은 필요하지만 “현실성이 부족한 메타버스, 메타패션 등에 치중하는 것보다 당장 발등에 불을 끌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기자는 업계로부터 ‘정부와 업계 협단체가 도움이 안됐다’며 “지원사업조차 일부에 국한되거나 몇몇 기업이 나눠먹기식이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업체 관계자는 “건물을 갖고 있는 협단체가 회원사 권익보다 월세받고 자체 수익성을 갖추기 바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것은 신규 대출을 풀어야 기업도 살고 산업도 산다”고 주장했다. 

A기업은 코로나 이전 10% 이상 현금을 보유했었다. 고용노동부로부터는 2년 동안 받은 지원금까지 토해냈다. 섬유패션 중소중견기업들은 엎친데 엎친 격이라며 정부 지원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또 다른 기업 오너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에 따르면 최근 한 원단회사는 면사 부분 직원 15명 이상을 구조조정으로 내보냈다. 국내 기업이 버틸 수 없는 한계상황에 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동대문의 원부자재 기업도 직원 10여명을 내보냈다. 

그는 “의사결정권이 주어진다면,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을 사용하는 쿼터제 20%를 도입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을 살리고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으로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은 기업이 혼자 메아리 없는 외침의 각개전투에 나서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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