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최저 임금 갈등…‘공든 탑’ 지켜라
[오피니언 기고] 최저 임금 갈등…‘공든 탑’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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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 시급 9860원
불경기에 갈등 증폭·사회적 비용 증가
한국, G7과 어깨 나란히…비약적 성장 

저성장 고물가 시대의 갈등 관리 중요
갈등 관리를 위해서 기본에 충실하자

내년(2024년)의 최저임금이 시급 986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최저임금은 노동계 대표와 사용자위원 측이 11차 수정안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표를 한 결과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금액으로 결정됐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노동계 대표와 사용자위원의 최초요구안과 결정된 금액의 차이에 있다. 

노동계 대표의 최초요구안은 최종 결정된 최저임금과 2360원 차이 나는 1만2210원, 사용자위원의 최초요구안은 240원 차이가 나는 9620원이다. 

이는 노동계의 절박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물론 노동계도 우리나라가 처한 어려운 경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저성장 고물가로 인해서 국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달라는 의미에서 해당 요구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모두 함께 노력해서 소득이 높아지길 기대하는 요구안 또한 제시했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현실적인 안이 선택됐다.

최저임금 결정은 매년 이루어지는 절차로 저성장 고물가 시대의 갈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호황기에서는 갈등이 봉합되지만 불경기에서는 갈등이 증폭된다. 개인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서 호황기와 불경기를 판단한다. 현재 경제를 호황기로 보기보다 불경기로 보는 개인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iStock

현재 경제 상황을 호황기로 봤다면 최저임금 결정에 노동계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었지만, 불경기로 인식돼 사용자위원의 의견이 더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불경기로 인한 불안이 쌓이고, 사회적 측면에서 안전성이 떨어지면서 갈등은 증폭되게 된다. 또한 갈등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보기 위한 노력 또한 가중되는 현상까지 겹치면 갈등이 폭발하게 되고 이로 인한 불신은 사회적 비용의 증가뿐만 아니라 성장과 안정된 사회로 가는 기반을 놓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한 때 개발도상국였지만 현재는 G7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해온 나라다. 그동안 이런 갈등이 수면 아래에 있었다면, 성장이 둔화되는 현시점에서는 수면 아래에 있던 갈등 모두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 

‘공든 탑’을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회주의행동을 최소화하고, 상대방과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단점을 보기보다는 장점을 보고 상대방을 비판하기보다는 칭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이러한 행동은 개인, 가정, 학교, 기업뿐만 아니라 특히,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과 기업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은 사회적 안정을 추구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균형을 유지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균형적인 대외 정책과 특정 이해관계자가 아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균형 있는 대내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 정책 방향이 성장과 팽창에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사회 안전망과 갈등 관리를 위해서는 내실을 단단하게 구축하고 더불어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일 수 있는 체계적인 조직을 만드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 또한 정부 스스로 갈등을 만드는 일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정부에 관한 관심 매우 높고, 이해관계가 복잡함을 반영해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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