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통제해 생산성과 효율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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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가 미디어 공룡 집어 삼키는 세상
에어비앤비 290만 호스트, 700만개 숙소 제공
개인이 참여해 다양성의 세상으로 회복
100여 년 전 대량생산화를 거친 산업혁명은 개인 중심의 자급자족식 세상을 기업 중심의 산업화 세상으로 급속히 바꿔 놓았다. 수천 년간 다양성을 추구하던 인류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하게 됐고 개인들은 대중으로 대체됐다.
산업화 사회는 소위 기성품 세상이다. 기업이나 공기관 등 공급자들은 미리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기준을 정해놓는다. 산업화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은 그 기준에 맞추며 산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산업,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보건복지 등도 다 그렇다.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해 이같은 변화가 생겼다.
기성품 중심의 산업화 사회 핵심은 ‘중앙집중화’이다. 지역마다 개인별로 흩어져 있던 세상을 자본과 노력을 들여 중앙집중화한다. 이를 통해 관리하고 통제해야 생산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대개 중앙집중화 특등 공신은 기업들이다. 기업은 산업화 사회의 주인이자 꽃이다. 실제 고려나 조선시대에 떠오르는 기업이 없는 것으로 봐서, 산업화 이전에 기업은 존재감이 없었다.
산업화 이전에는 왕이나 귀족들이 있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중심에는 한 개인들이 있었다.
우리는 산업화 이전 세상을 살아본 경험이 없다. 생존하는 현재 인류는 모두 산업화 사회에 태어나 산업화 세상을 살고 있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추려 애를 쓴다. 그 세상에 나름대로 기여하며 살아가고 있다. 산업화 세상은 우리에게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의 DNA가 산업화 이전의 세상을 기억하는지, 우리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 공중파 방송이 전부인 줄 알았다. 시간에 맞춰 만화를 보고, 좀 더 자라서는 정해진 시간에 9시 뉴스를 봐야 했다. IT가 발전해 감에 따라 방송이 다양해지기 시작하더니 종합편성채널(종편), 유선방송(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 TV(IPTV) 등에 따라 다양한 채널 선택권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중앙집중화된 미디어 관련 기업들은 서로 다투어 품질 좋고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것이 유튜브(YouTube)이다. 현재 유튜브에는 80개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27억 명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다. 1억 1500만 개 채널과 8억 개 이상의 동영상이 있다. 1분당 평균 2500개의 새로운 동영상이 업로드된다. 유튜브라는 플랫폼 기업이 있긴 하지만 유튜브 세상의 주인공은 개인들이다.
방송이라는 세상에서 주인공은 더 이상 기업이 아니다. 유튜버라는 개미 떼는 이미 미디어 공룡기업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이런 사례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에어비앤비(Airbnb)에서 활동하는 개미 떼 같은 호스트들은 이미 힐튼(Hilton)호텔 같은 공룡 호텔 기업들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2008년 설립한 에어비앤비는 290만 명 호스트가 220개국 10만개 도시에서 700만 개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1919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힐튼호텔은 94개국의 584개 호텔에서 21만 6000개 객실을 제공할 뿐이다. 더 이상의 비교는 무색할 지경이다.
산업화 이전 수천 년간 다양성을 추구했던 인류는 잠시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한 기업 중심의 산업화 사회의 편안함을 맛보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개인이 중심인 다양성을 추구하는 세상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기업이 기성품으로 모든 것을 다하고, 개인은 주어진 것을 그저 선택해서 이용만 하는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자본으로 무장한 공룡기업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개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개미떼들이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의식주 생활의 많은 방식을 비롯해 산업 및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보건복지 등에도 다 적용될 것이다.